KPGA 개막전 2R…스크린골프의 제왕이 우승할까, 아니면 박사 골퍼와 무명 선수의 반란?

입력 2019-04-19 18:00 수정 2019-04-19 18:07
김민수. KPGA 제공

‘스크린골프의 제왕’ 김민수(29·볼빅)와 ‘박사 골퍼’ 케빈 전(34·뉴질랜드), ‘무명’ 정대억(30)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개막전 2라운드에서 공동 선두에 올랐다.

김민수는 19일 경기도 포천 대유몽베르CC(파72·7160야드)에서 열린 KPGA 투어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총상금 5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중간합계 9언더파를 기록한 김민수는 케빈 전, 정대억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김민수는 스크린골프 투어에서 발군의 실력을 자랑한다. 2012년부터 군 입대 전인 2014년까지 7승을 챙겼고 2016년 전역 후 1승을 더해 총 8승을 기록 중이다. 현재 KPGA 투어와 스크린 투어를 병행하고 있다. 김민수는 2라운드까지 절정의 샷감각을 자랑하며 사상 첫 KPGA 투어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지금까지 PGA 투어에서 김민수의 최고 성적은 2013년 군산오픈에서의 공동 8위다.

김민수는 “약 2년 동안 투어 무대를 떠나 실전 감각을 완벽하게 찾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며 “이번 시즌은 자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골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중국 전지훈련도 다녀왔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내일도 스크린 골프 대회가 있다. 예선을 1위로 통과했는데 오늘 성적이 좋아 못 나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케빈 전. KPGA 제공

뉴질랜드 교포인 케빈 전은 은퇴와 복귀를 반복했고, 박사학위까지 있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케빈 전은 2007년 KPGA 투어에 데뷔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2012년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하지만 골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6년 만인 지난해에 다시 KPGA에 복귀했다. 그 사이 케빈 전은 용인대 스포츠생리학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받았다. KPGA에서 현역 박사 선수는 케빈 전이 유일하다.

케빈 전은 “골프를 잠시 그만두고 용인대 스포츠생리학을 전공했다. 작년 2월에 박사 학위를 받고 학교를 졸업했다”고 전했다. 이어 “공부를 하다보니 선수생활 하던 때가 그리워졌다”며 “매 홀마다 최선을 다해 플레이 하겠다”며 “큰 욕심 내지 않고 차분히 남은 경기에서 플레이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대억. KPGA 제공

정대억은 2014년 KPGA 투어에 데뷔했지만 우승은 물론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1, 2부를 전전했던 선수다. 실제 정대억은 데뷔 해엔 상금 순위 102위에 그쳐 이듬해 챌린지 투어로 내려갔고, 2016년 복귀해 2년 동안 활약하다가 지난해 상금 순위가 143위까지 떨어져 시드권을 또 잃었다. 이에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다시 치러 14위에 오르며 투어에 복귀했다.

정대억은 1, 2라운드에서 계속 선두권을 유지하며 자신의 첫 투어 우승 꿈에 부풀어 있다. 정대억은 “투어 데뷔 이후 1라운드에 선두에 올랐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 지인과 친구들한테 축하 메시지와 전화가 계속 쏟아졌다”고 소개했다. 이어 “올 시즌 목표가 첫 승이었는데 생각보다 기회를 빨리 잡은 것 같다”며 “이 찬스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