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저를 도와주신 분은 청장님뿐이었습니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19일 본인 페이스북에 편지 한 통을 공개했다. 성동구 금호4가동에서 살다가 지난 달 은평구로 이사를 간 한 할머니가 보내온 편지다.
“청장님 안녕하십니까”로 시작되는 이 편지는 12줄에 불과하고 맞춤법도 맞지 않는 곳이 많다. 그러나 다른 구로 이사를 간 뒤 그동안 자신을 도와준 구청장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싶어하는 할머니의 마음이 잘 드러난다.
“그동안 청장님의 도움으로 편히 살았습니다. 불행한 저를 도와주신 분은 청장님뿐이었습니다.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이 할머니는 “은평구로 옮겼습니다”라고 이사 소식을 전하고 “건강하심을 기도드리겠습니다. 너무 감사하였습니다”라고 편지를 맺었다.
정 구청장은 이 편지와 함께 “간간이 안부를 전하고 소소하게 살펴드렸던 금호4가동 할머니께서 이사 소식을 전하시네요. 안부나 한 번 더 여쭌 것 밖에 없는 것 같은데, 이렇게 고마와하시니 송구하기 그지 없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편지를 보낸 최씨 할머니는 80대로 자녀들과 떨어져 다세대주택에서 혼자 살았다고 한다. 최 할머니는 3, 4년 전에 정 구청장 앞으로 사정이 어렵고 사는 게 힘들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온 적이 있다. 정 구청장은 직원을 통해 할머니 사정을 알아보고 지원 방안을 찾아보도록 했다. 최 할머니는 지난해에도 서울형 기초보장 수급자에서 탈락해서 어렵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왔고 구청은 생계비 긴급지원을 제공했다.
정 구청장은 “특별히 뭘 도와드린 건 없다”면서 “다만 어렵게 쓴 편지에 구청장이 관심을 보여준 걸 내내 마음에 담아두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