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축구연맹(EAFF)은 최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총회에서 2019 동아시안컵(EAFF E-1) 개최도시로 부산을 최종 결정 했다. 오는 12월 10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이 대회는 한국, 중국, 일본이 2년마다 돌아가며 개최하고 있다. 3개국이 차례로 개최하는데다 매년 개최하는 게 아니라서 지역 간 유치 경쟁도 치열한 대회다. 올해 국내 개최를 앞두고 부산, 제주, 대전, 전주 등 4개 도시가 경쟁해 부산이 최종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을 필두로 한 부산시축구협회는 ‘축구국가대표 A매치·2019 동아시안컵’을 부산에 유치해 부산시민들과 축구인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정 회장은 지난 2017년 12월 부산시축구협회장으로 취임해 국제대회 유치, 개혁과 혁신을 통해 축구협회가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부산시도 동아시아축구연맹의 현장실사 기간 동안 실사단과 동행하는 등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또 직접 부산의 유치 당위성을 설명하는 한편 부산시축구협회를 통해 부산 유치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대한축구협회와 EAFF 측에 전달했다.
결과적으로 유치에 성공, 5개국에서 8개팀이 참가할 예정이다. 남자부는 개최국인 한국을 포함해 일본, 중국, 홍콩이 리그(league)전 경기를 진행하게 된다. 앞서 지난 2017년 동아시안컵 결승에선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 남자대표팀이 일본을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여자부는 한국과 함께 북한, 일본, 중국이 우승컵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이번 대회는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부산이 단독으로 유치한 최초의 성인 축구 국제대회 ▲성인국가대표 경기로는 부산에서 첫 한일전, 한중전, 남북전 등이 그것이다. 이번 대회에 여자 북한선수단도 참가할 예정이다. 이 대회를 통해 부산이 국제스포츠 도시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향후 남북협력시대 유라시아 횡단열차의 출발역으로 남북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도시라는 브랜드 형성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정 회장은 “동아시안컵 유치라는 1차 목표는 이뤄졌다”며 “특히 여자 북한선수단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부산시와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프로축구 구단인 부산아이파크의 1부리그 승격과 부산 축구 발전을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정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즌권 구매 행렬에 동참한 것이다.
정 회장이 바쁜 이유는 또 있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 2월 말 26대 부산시불교신도회 회장에 취임했다. 이 자리에는 전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스님, 석종사 국봉선원장 혜국 스님, 해인종 종정 혜지스님, 박한일 한국해양대 총장, 더불어민주당 최인호(부산 사하구갑) 국회의원 등 부산지역 각계각층 1500여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부산시불교신도회는 지난 1967년 5월 1일 창립한 뒤 부산불교인재원, 부산불교전문강당, 대한불교조계종, 신도전문교육기관인 로터스불교대학 등을 차례로 설립했다.
부산시불교신도회에 대해선 “창립 이래 동명목재 회장인 강석진 초대회장을 시작으로 경남과 부산교육감을 지낸 이윤근 회장, BBS불교방송국 설립자인 류진수 회장 등이 맡아 200만 부산불심의 구심체이자 원력을 잇고 있는 유서 깊은 사회단체”라고 소개했다.
소중한 인연들에 대한 감사의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불법과 인연을 지어준 작고한 어머니, 친아들처럼 대해준 현 시대 선승인 통광 큰스님, 인생역경 고비마다 지혜와 가르침을 준 공병수 전 회장에 감사하다”고 했다.
정 회장은 취임사에서 “유마경의 불청지우(不請之友, 어려움을 청하지 않아도 기꺼이 찾아가 벗이 된다)의 원력으로 부산시민들의 벗이 되고자 한다”며 “귀한 인연을 불청지우의 마음으로 부산의 많은 시민, 불자, 대중과 함께 나누겠다”고 말했다.
제5대 대한불교 조계종 포교원장을 지낸 혜총 스님은 축사에서 “부산시불교신도회는 부산의 역사이고 하나의 흐름”이라며 “부처님이 사신 것 같이 삼라만상 모두가 베풀기 위해 존재하며 주변에 베풀면 부산 불교는 일어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행사는 ▲연혁 보고 ▲공로패 시상 ▲임명장 전달 ▲자문위원 위촉장 전달 ▲장학금 전달 ▲합창단의 축하공연 ▲단체 촬영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수많은 불교계 인사가 참석해 행사를 지켜보며 부산 불교계의 발전과 자비를 염원했다. 정 회장이 늘 걸음을 재촉하는 이유다.
정 회장은 “앞으로 부산의 불심(佛心)을 대통합하는데 앞장서겠다”며 “뿐만 아니라 부산 발전에도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은철 기자 dldms878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