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의 대상이던 장애인이 예배의 주체로” NCCK 2019 장애인주일 연합예배

입력 2019-04-18 15:23
사진=우성규 기자

장애인의 날(20일)을 이틀 앞둔 18일 서울 감리교신학대 웨슬리채플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장애인소위원회 주최로 2019 장애인주일 연합예배가 열렸다.

봉사와 섬김의 대상으로 인식되던 장애인들이 직접 주체가 되어 예배를 이끄는 한편 비장애인과 함께 동역하는 사역자로서 소명을 나누는 자리였다.

설교는 감리교 서울연회 소속 너와나의교회 유흥주 목사가 맡았다. 유 목사는 지난 2011년 뇌병변 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목사 안수를 받았으며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비장애인 및 장애인과 함께 교회를 개척해 목회를 이끌고 있다.

사진=송지수 인턴기자

유 목사는 몸을 비틀어 힘들게 발음하면서도 박근혜정부 국정농단에서부터 대한항공 총수 사망, 금호 아시아나 매각과 진주 묻지마 살인사건까지 현안을 두루 언급했다. 예배에 참석한 900여 감리교신학대 학생들에게 “이런 세상에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씀을 증거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휠체어에 의지해 설교한 유 목사는 “제 손으로 밥도 잘 못 먹는 목사가 어떻게 살아남아 목회를 이끌었는지 아는가”라며 “죽음에서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게 능력을 주시는 분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목사는 “목사가 완벽하면 하나님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면서 “적당히 부족해야 주님이 도와주신다”고 했다. 이어 신학생들에게 “여러분에게는 하나님의 DNA가 있다”면서 좋은 목회자가 될 것을 당부했다.

사진=우성규 기자

특별찬양은 온사랑합창단이 맡았다. 장애인 자녀와 비장애인 부모가 한마음으로 노래와 악기 연주를 하는 합창단이다. ‘그래서 감사, 그래도 감사, 그러나 감사, 그러므로 감사, 그럼에도 감사’로 시작하는 가사의 찬양이었다. 학생들은 박수로 박자를 맞추며 합창단과 호흡했다.

예배를 통해 회중들은 결단의 시간을 가졌다. 먼저 성경공부 친교 봉사 등 교회의 활동에 있어서 장애가 있는 교우들이 소외당하지 않고 동역할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고 다짐했다. 장애가 있거나 없거나 하나님 안에서 동역자로 사역을 감당하도록 서로 도와야 한다고 했다.

사진=송지수 인턴기자

이어 장애인 교우들이 교회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환경 만들기, 시각 청각 장애인들도 함께 찬양 기도 말씀 묵상을 하도록 배려하기, 교회 안에 있는 장애인만 아니라 지역의 장애인에게도 관심 두기 등을 다짐했다.

끝으로 “우리는 장애에 대한 편견과 불평등으로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아멘”이라고 기도했다. NCCK는 1989년부터 회원 교단의 장애인운동위원회 설치와 장애인주일 제정을 권고하고 결의했으며, 매년 4월 20일 직전 주일에 장애인주일 연합예배를 드려오고 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