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서울 아파트값, 단지 클수록 더 많이 떨어졌다

입력 2019-04-17 17:42
국민일보 DB

지난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하락폭은 단지 규모와 비례했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이 떨어졌다. 부동산 시장 호황기 때 시장 가격을 이끌었던 1000가구 이상 대단지들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가격 급등 피로감이 커진 데다 대출규제의 영향을 받아 가격 하락폭이 커졌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부동산114는 지난 1분기 단지 규모별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가 -0.95%의 변동률을 기록해 낙폭이 가장 컸다고 17일 밝혔다.
그 뒤를 500~1000가구 미만(-0.30%), 300~500가구 미만(-0.09%)이 이었다. 300가구 미만 소규모 단지는 0.17% 상승했다.

<자료 : 부동산114>

부동산114는 호황기에 거래가 활발해 가격이 급등했던 대단지 아파트 가격이 침체기에 들어서 조정된 반면 가구 수가 적어 거래가 드문 소규모 아파트는 경기 영향을 덜 받았던 것으로 봤다.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의 가격하락을 주도한 지역은 지난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데 선봉에 섰던 강남 4구였다. 강남구가 -2.22%로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고 송파구와 양천구도 각각 -2.09%, -1.63%씩 하락했다. 강동구도 -1.26%로 매매가격이 떨어졌다.
대출규제와 경기 침체로 투자자들의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강남4구와 양천구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들이 집값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자료 : 부동산114>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나 편의시설 등 주거환경이 우수해 수요가 꾸준하고 부지가 귀한 서울은 희소가치까지 높아 투자자들에게도 인기”라며 “그러다 보니 ‘규모의 경제’라는 긍정적인 수식어가 따라붙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매수세가 움츠러든 침체기에는 살 사람에 비해 매물이 많아 가격을 내려야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가격 하락폭이 크게 나타난다”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중소단지에 비해 가격 하락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