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서울 8개구 456가구 공시가격 잘못 선정했다”

입력 2019-04-17 14:24
개티이미지뱅크

서울 A구 A동 △△-△△번지 일대 개별주택은 용도지역이 1종 일반주거지역이었다가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개별주택 공시가격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
서울의 또 다른 C구의 C동 ◇◇-◇◇번지 개별주택은 토지 용도가 실제 주거상업혼용지대였지만 순수주거지대로 수정해 공시가격을 정했다.

서울의 용산과 마포, 강남구 등 8개 자치구 개별주택 456가구에서 공시가격 산정과 검증 과정에서 오류로 추정되는 사안들이 발견됐다. 주로 개별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인상률이 표준 단독주택보다 비정상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오류를 단순 기준 설정이나 계산 실수에 따른 것으로 보고 고의성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이 공시가 급등에 반발한 민심을 의식해 ‘상승률 하향 조정'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지난달 1일부터 지자체의 개별주택 공시가격 검증 결과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17일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개별주택 공시가격 검증 결과에 대한 조사는 표준-개별주택 공시가격 간 변동률 차이가 큰 서울 8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했다.

이들 지역은 표준-개별주택 공시가격 간 변동률의 차이가 3%포인트를 초과하는 서울 종로구, 중구, 용산구, 성동구, 서대문구, 마포구, 동작구, 강남구 등이다.

*공시가격대와 무관하게 조사했으므로 지자체에 통보 예정인 456건의 오류 추정 건은 9억 이하, 9억 초과 골고루 분포되어 있음. <자료 : 국토교통부>

예년 격차가 최대 2%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해당 지역 개별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표준주택 공시가 상승률보다 뚜렷하게 낮았다.
8개구 중 표준-개별주택 공시가 변동률 격차가 가장 큰 곳은 용산구(7.65%포인트)였다. 그 뒤를 마포구(6.81%포인트), 강남구(6.11%포인트)가 이었다.

이번 조사는 국토부가 공시가격 심사위원단 소속 감정평가사가 포함된 조사반을 편성해 지자체의 개별주택가격 산정과정과 이에 대한 감정원의 검증결과 검토 및 감정원 검증 담당자 대면조사 등의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사결과 8개 자치구의 개별주택 456호에서 공시가격 산정 및 검증 과정상 오류로 추정되는 사안들을 발견했다.
이 같은 오류는 감정원과 지자체간 협의를 거쳐 재검토하고, 각 구별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를 통해 조정하도록 요청했다.

오류 유형을 보면 표준주택을 잘못 선정했거나 개별주택 특성을 잘못 입력한 경우가 있었다. 또 임의 변경이나 표준주택 선정 및 비준표로 산정한 가격을 임의로 수정한 사항 등도 지적됐다.

국토부는 이번에 점검한 서울 8개 자치구 외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확인한 결과 표준-개별 공시가격 간 평균 변동률 격차가 비교적 크지 않아 정밀조사는 실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산 시스템 분석 등을 통해 오류가 의심되는 건은 해당 지역에 통보해 지자체가 감정원의 지원을 받아 이를 재검토해 각 구별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를 통해 조정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또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특성조사, 비교표준부동산 선정 등의 오류가 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으로 걸러지도록 지자체의 개별주택 산정 및 감정원의 검증지원 프로그램 개선 등 개별주택 가격공시 시스템 개선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