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100년의 역사를 쌓아올렸다. 오는 10월 27일은 국내 순수 자본으로 제작된 첫 영화 ‘의리적(義理的) 구토(仇討)’가 처음 상영된 지 꼬박 100년 되는 날이다.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하기 위해 신구 영화인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한국영화10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경과보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추진위는 공동위원장을 맡은 이장호 감독, 배우 장미희를 필두로 부위원장인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과 유인택 예술의전당 대표 등 20인으로 구성됐다.
장미희 위원장은 “한국영화 100년을 맞이해 지난 99년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고 준비하는 데 있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자신의 삶을 헌신적으로 바친 한국영화의 개척 영화인들을 비롯한 영화적 스승들과 함께 우리는 엄숙하고 진지하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설렘으로 이 축하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장호 위원장은 “현재 영화계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인 원로 영화인들과 젊은 영화인들 간의 단절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게 제 머릿속에 중요한 과제로 자리하고 있다. 재벌 기업들로 인해 독점되고 있는 투자·배급 문제가 한국영화 100년이 기념되는 해에 많은 부분 시정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올해 다양한 사업을 계획 중이다. 먼저 오는 10월 2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한국영화 100년 기념 축하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의리적 구토’를 모티프로 한 기념공연과 영화 촬영현장 재현, 타임캡슐 봉인식 등이 진행된다. 전날인 26일에는 광장 곳곳에서 전시와 함께 한국영화 음악 축제가 펼쳐진다.
한국영화 100년 기념 영상도 제작된다. 먼저 감독 100명이 찍은 100초짜리 영상 100편을 유튜브 등 채널을 통해 공개하고, 한국영화 100년 기념 다큐멘터리도 제작한다. 단행본 출판물, 인명사전이 출판되고, 한국영화 탄생 100년 기념 우표도 발행된다. 한국영화 100년의 역사를 다양한 측면에서 조명하는 ‘한국영화 100년 100경’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오석근 부위원장은 “예산과 관련해 국비는 확보하지 못했다. 영화발전기금에서 15억7000만원을 확보했다. 행사를 진행하기에는 부족한 돈이라는 걸 알고 있다. 개별 사업별로 후원 및 협찬을 받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인택 부위원장은 “외부 자금을 끌어와 부족한 재정을 채우는 일에 최대한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첨언했다.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홍보위원장을 맡은 배우 안성기는 “저를 비롯한 많은 배우들이 우리 영화를 홍보하게 될 것이다. 10월 26~27일을 중심으로 최대한 많은 배우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생각이다. 10월 27일 영화의 날을 맞이해 그동안 국민들이 보여주신 사랑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