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관련 없이 비만 등으로 생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갖고 있는 임신부는 임신성 당뇨 발병 위험이 최대 13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박중신 이승미 교수, 서울시보라매병원 내과 김원, 산부인과 김병재, 김선민 교수, 인천 서울여성병원 오익환, 구자남 연구팀은 임신부 608명을 대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임신성 당뇨병 유병률에 대해 조사했다.
임신이 되면 태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의해 인슐린 기능이 떨어지는데 임신성 당뇨 임신부는 췌장에서 이를 극복할 만큼 인슐린 분비를 더 늘려 주지 못한다. 임신 중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비만, 거대아를 출산할 수 있고 산모는 분만 후 당뇨병이 발생한다. 전체 임신부 중 약 5~10% 가량 발생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음주가 원인이 아니라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과 관련돼 있다. 국내 성인 3명 가운데 1명은 간에 지방이 5% 이상 쌓인 지방간 질환자다.
연구팀이 간초음파와 혈액검사를 통한 지방간 지수를 분석한 결과, 정상 임신부는 임신성 당뇨 발병률이 평균 3.2%였다. 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임신부는 1등급 지방증 10.5%, 2·3등급은 42.3%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아디포넥틴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며 셀레늄을 섭취했을 때 생성되는 셀레노 단백질은 항산화 작용을 한다.
연구팀은 이 두 단백질이 간의 지방증과 포도당의 체내에 적절한 수준을 유지시키는데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아디포넥틴과 셀레노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아 대사기능 장애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박중신 교수는 17일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임신성 당뇨 위험이 높기 때문에 주의깊은 관리가 필요하다”며 “임신 초기, 특히 10~14주차에 간단한 혈액 검사를 통해 아디포넥틴과 셀레노 단백질을 측정하면 질환의 발병 예측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당뇨병학(Diabetologia)’ 최근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