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사역견 학대 의혹' 이병천 교수 조사 착수

입력 2019-04-16 19:56
탐지견 메이는 서울대학교 수의대 이병천 교수에게 불법 동물실험을 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서울대학교가 검역 등 여러 작업에 동원되는 사역견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비윤리적 학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병천 수의대 교수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서울대 관계자는 16일 “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이 교수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1차 조사를 시작하기로 했다”면서 “이후 사실관계 파악과 윤리규정 위반 여부 등 절차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물실험윤리위원회와 별개로 이 교수가 속해 있는 서울대 수의대도 단과대 차원에서 이 교수에 제기된 의혹을 확인하고 있다.

앞서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이 교수 연구팀이 복제된 국가 사역용 탐지견을 상대로 비윤리적인 불법 동물실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인천공항에서 5년간 검역 탐지견으로 활동한 비글종 복제견 ‘메이’는 이 교수 연구팀에서 ‘실험용’으로 데려갔고 8개월 만에 아사 직전의 상태로 검역본부에 돌아왔다는 게 이 단체의 설명이다.

탐지견 메이는 서울대학교 수의대 이병천 교수에게 불법 동물실험을 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코피를 흘리며 밥을 먹고 있는 메이.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비글구조네트워크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서 “메이, 페이, 천왕이 등 세 마리의 은퇴한 탐지견이 실험용으로 서울대 수의대에 이관돼 비윤리적인 동물실험을 당했다”면서 “제보 영상 속 비글의 몰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엉망이었다”고 고발했다.

이어 “이 교수가 스마트 탐지견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동물실험을 잔학하게 시행했다”며 “‘동물보호법 제24조’에 따르면 사람이나 국가를 위해 사역하고 있거나 사역한 동물에 대한 동물실험은 금지”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에 서울대 수의대가 실험 중인 퇴역 탐지견을 구조해 달라는 청원글을 올린 동시에 오는 21일 이 교수의 비윤리적인 동물실험 행위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이 교수는 황우석 교수와 함께 세계 최초로 개 복제를 성공시킨 개 복제 분야에서 세계적인 학자 중 한 명이다. 지난 2017년에도 이 교수는 ‘카라' 등 동물보호단체들로부터 식용견을 이용해 동물실험을 하고 실험동물을 학대하는 등 연구윤리를 위반했다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