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화재로 무너진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을 위해 국제적 모금을 진행하겠다는 뉘앙스의 말을 한 것을 두고 일부 한국 네티즌들이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큰 불길이 잡힌 15일 밤 11시30분쯤(현지시간) “노트르담은 우리 역사이자 문학이고, 정신의 일부이자 위대한 사건들이 일어난 장소, 그리고 우리 삶의 중심이었다”며 국민적·국제적 힘을 모아 모금 활동 및 재건 작업을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위터에서는 마크롱의 발언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한국시간 16일 기준으로 ‘국제모금’이라는 키워드가 5만5000여번 언급됐다. ‘프랑스놈들’이 2만5000여번, ‘유럽놈들’이 4000여번 언급된 것도 눈에 띈다.
7000여명이 리트윗한 “성당이 불탄 건 안타깝고 비극적인 일이긴 한데 돈은 너네가 내야지.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것만 싹 다 본국으로 반환해도 재건 비용은 나오겠다(La_n**********)”는 글과 비슷한 내용의 트윗이 줄지어 업로드됐다. 문화재 약탈국이 전 세계의 도움을 구하다니 염치 없다는 것이다.
“세계 문화유산 약탈사의 주연격이자 반환요구 무시 전문가인 프랑스께서 복구 국제모금 운운하는 건 꼴보기 싫다(food****)”
“남의 것 죄다 가져다가 관광객들한테 비싼 돈 받아가며 돈 엄청 벌었잖아(will**********)”
“관광수입은 프랑스가 가져가고 복구비용은 국제적 모금으로? 완전 창조경제 아니냐(kimt******)”
“타국에서 먼저 재건 도움을 주겠다 할 순 있어도 본인들이 국제모금 진행하겠다니 염치가…(tlrr**)”
“제1세계 유산만 인류의 유산이냐(moon*********)”
“그렇게 따지면 남대문도 인류의 자산인데 우리는 국제적 모금 안했다(laro**)”
실제로 프랑스는 대표적인 문화재 약탈국 중 하나다. 한국도 피해 당사자다. 프랑스군이 조선을 침략한 병인양요 당시 외규장각 의궤 등 우리 문화재를 빼앗아간 게 대표적이다. 고(故) 박병선 박사의 주도로 지난 2011년 임대 방식으로 우리 품에 돌아오기는 했으나 프랑스가 요구하면 언제든지 돌려줘야 한다. 이밖에 프랑스는 아프리카, 아이티 등 여러 국가의 문화재를 약탈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약탈당한 국가들의 반환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도 그에 발 맞춰 서아프리카 문화재를 돌려주고 관련 법 개정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문화재 약탈은 프랑스뿐 아니라 영국·독일·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의 공통된 역사여서 해결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건립 856년 만에 불에 탔다. 2차 세계대전을 함께 견딘 데다 에펠탑과 함께 프랑스의 상징으로 여겨져온 대성당을 잃은 시민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백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