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속 현금이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평소 지갑에 넣고 다니는 현금은 약 8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조사에선 약 12만원이었다. 소지하고 있는 현금 외에 비상상황을 대비해 집이나 사무실 등에 보관하고 있는 비상금은 약 50만원이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가계(가구주 기준)의 98.2%는 거래용 현금을 보유 중이며 평균 보유 규모는 7만8000원으로 조사됐다. 해당 금액은 설문 당시 응답자가 지갑이나 주머니에 소지하고 있는 현금을 말한다.
이는 지난 2015년 조사 당시 11만6000원이던 것에 비해 33% 줄어든 것이다.
한은은 국민의 현금사용에 관한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가계와 기업을 대상으로 현금사용형태를 3년 단위로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또 비상시에 대비해 집이나 사무실에 예비용으로 현금을 보유하는 가계는 전체 가계의 23.3%였다. 이들의 평균 보유 규모는 54만3000원이었다. 2015년과 비교해 보면 보유가계 비중(27.0%→23.3%)과 규모(69만3000원→54만3000원) 모두 감소했다.
가계가 보유하고 있는 거래용 현금의 금액 기준 권종별 구성비는 5만원권(43.5%)과 만원권(45.5%)이 비슷했다. 그러나 예비용 현금은 5만원권이 79.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만원권은 18.6%였다.
가구특성별 현금보유 동향을 보면 중장년층과 고소득층의 거래용·예비용 현금 보유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용 현금을 연령별로 보면 20대는 5만4000원이었지만 40대는 9만1000원, 50대는 10만5000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예비용 현금 역시 20대는 27만5000원이었지만 40대는 69만5000원, 50대는 60만원으로 보유금액이 컸다.
가계의 현금지출액은 월평균 64만원이고 총 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1%로 81만원이던 2015년(38.8%)보다 감소했다. 지급수단별 지출액 비중을 보면 2015년에는 현금(38.8%)과 신용·체크카드(37.4%)가 비슷한 수준이었다. 특히 현금(32.1%)보다 신용·체크카드(52.0%)를 사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기업 대부분(75.8%)은 100만원 미만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고 1000만원 이상 보유한 기업은 전체의 2.1%에 그쳤다. 보유 목적별로는 일상적인 운영자금이 68.7%, 비상자금이 31.3%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음식·숙박업 등의 현금보유규모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업종별 1000만원 이상 현금 보유업체 비중은 건설업(7.7%), 음식·숙박업(4.8%), 사업지원 서비스업(4.5%)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22일부터 12월 5일 이뤄졌고 설문지를 통한 가구·사업체 방문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대상은 전국의 1인 이상 가구의 가구주 1100명, 기업은 종사자수 5인 이상 기업체 1100개였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