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안 前 대법관, 이미선 후보자 논란에 “국민 눈높이에 어긋난다고 누가 단언하는가”

입력 2019-04-14 13:27

전수안 전 대법관이 14일 ‘주식 거래 논란’에 휩싸인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놓고 “부실한 청문회와 언론이 포기한 기능이 빚어낸 프레임을 부실한 후보 탓으로 호도하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 전 대법관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조국인지 고국인지의 거취 따위는 관심도 없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프레임이 국민으로부터 나온 것인지 알고 싶을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강원도 화천의 이발소집 딸이 지방대를 나와 법관이 되고 오랫동안 부부법관으로 경제적으로도 어렵게 생활하다가 남편이 개업해 아내가 재판에 전념하도록 가계를 꾸리고 육아를 전담했다”며 “(그렇게) 법원에 남은 아내가 마침내 헌법재판관이 되는 것이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난다고 누가 단언하는가”라고 세간의 인식에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어렵게 겨우 또 하나의 여성재판관이 탄생하나 했더니, 유죄추정의 법칙에 따라 안 된다고들 한다”며 “노동법 전공에 진보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은 이해가 되지만, 유죄추정의 법칙에 따라 반대하는 것은 안타깝다”고 적었다.

이 후보자의 주식 보유를 놓고 의혹 수준인 ‘불법 투자’ 논란이 후보자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가로 막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야권에서는 이 후보자의 남편인 오충진 변호사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 삼광글라스 주식을 매수해 막대한 이득을 봤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오 변호사는 본인의 SNS와 라디오 출연 등을 통해 즉각 해명했다.

전 전 대법관은 글에서 “후보자는 (여성이 아니더라도) 법원 내 최우수 법관 중 하나”라며 “이례적으로 긴 5년의 대법원 근무가 그 증거”라며 이 후보자를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최근 서울대 이사회의 첫 여성 이사장으로 선출된 전 전 대법관은 또 “이렇게 더디고 힘들어서야 언제쯤 성비 균형을 갖추게 될까. 여성 후보에게 유독 엄격한 인사청문위부터 남녀 동수로 구성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