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디’ 박진성에게 이번 스프링은 ‘증명해야 하는 시즌’이었다. 왕가재건을 선언한 SK텔레콤 T1의 신임 원거리 딜러로 낙점됐다. ‘뱅’ 배준식의 후임자라는 역할은 막중했다. 그러나 그는 부담을 느끼지 않는 듯, 생애 첫 대회 결승전에서 MVP를 거머쥐었다.
SKT는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그리핀을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제압했다. SKT는 이날 승리로 2017년 스프링 시즌 이후 2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박진성은 이날도 ‘장군님’이라는 별명답게 최전선에 서서 대미지를 쏟아부었다. 1세트 이즈리얼로 2킬 노데스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세트에도 같은 챔피언으로 8킬 1데스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는 두 번 모두 세트 MVP에 선정됐다.
2017년 LCK 승격강등전을 거치며 단련한 멘털은 예상 이상으로 단단했다. 그는 지난 7일 플레이오프 2라운드 경기 이후 “승강전 때는 부담이 엄청나게 컸다. ‘떨어지면 인생이 망한다’라는 생각이었다. 지금은 그때만큼의 압박감이 없어 편했다”고 밝힌 바 있다.
2세트에는 루시안을 선택, 1킬 노데스 6어시스트로 팀에 안정감을 더했다. 경기의 승패가 결정됐던 ‘협곡의 전령 전투’ 당시 바텀에서 ‘바이퍼’ 박도현(이즈리얼) 상대로 솔로 킬을 따낸 장면은 결승전의 백미였다. 이날 독사는 장군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생애 첫 LCK 우승을 달성한 그는 이제 해외 무대로 시선을 돌린다. SKT는 오는 5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참전, 중국 LoL 프로 리그(LPL), 북미 LoL 챔피언십 시리즈(LCS), 유럽 LoL 유로피언 챔피언십(LEC) 등 해외 대회 챔피언들과 실력을 겨루게 된다.
장군은 외세의 침략에 맞서 어떤 플레이를 선보일까. “개인적인 목표는 없고,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게 올해 목표라는 박진성. 그가 오는 5월, 더 나아가 서머와 그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활약을 이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