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대역전극이 나왔다. 시즌 초 분위기를 감안하면 ‘기적’이란 표현을 쓰기에 부족함이 없는 결과다.
SK텔레콤 T1은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그리핀과의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 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통산 7번째 우승컵을 든 SKT는 상금 1억 원을 거머쥐며 다음 달 열리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참가할 자격을 얻었다.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리빌딩을 감행했지만 스프링 스플릿에서 SKT의 우승을 예상하는 시선은 드물었다. 지난해 말 열린 KeSPA컵에서 담원 게이밍에 역전패를 당한 뒤 조직력 결여와 선수들의 기량 하락을 지적하는 평가가 가득했다. 이 와중에 긍정론을 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당시 선수들이 합을 맞춘 지 한 달이 채 안 됐기 때문이다.
시즌이 열리자 SKT가 2~4위에 머물 거란 예측이 가장 설득력을 얻었다. 많은 이들이 ‘1년 농사’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2년 전 kt 롤스터가 ‘슈퍼팀’을 결성한 뒤 1년 반여 만에 우승을 차지한 것에 빗댄 생각이다.
2라운드 막바지까지도 SKT가 우승에 닿을 거라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SKT는 단 한 시즌 만에 결과로 증명했다. 이들의 성장세는 상상 이상으로 가팔랐다. SKT는 이제 ‘상상의 영물’ 그리핀을 넘어 국제대회에 도전한다. 지금의 상승세라면 중간 시즌에 정상에 오르는 게 마냥 먼 이야기가 아니다.
우승 후 매체 인터뷰에서 김정균 감독은 “시즌 시작할 때부터 반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 선수들의 발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이 상태를 유지하면서 계속 경기력을 올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얘기하자면 지금은 70% 정도라고 생각한다. MSI도 그렇고 리프트 라이벌즈, 서머 스플릿,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도 선수들이 로봇처럼 움직였으면 좋겠다. 그럼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웃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