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결승에서 울었다

입력 2019-04-13 22:13

그리핀이 또 한 번 결승 무대에서 눈물을 삼켰다.

그리핀은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SK텔레콤 T1에 세트스코어 0대 3으로 완패했다. 지난해 서머 시즌 결승전에서 kt 롤스터에 우승 트로피를 내준 바 있는 그리핀은 이로써 2시즌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정규 시즌 동안 보여줬던 압도적 전력을 고려한다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결말이다. 올봄 그리핀은 정규 시즌 동안 15승3패 세트득실 +23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특히 1라운드에는 9경기 전승을 달성해 ‘어나더레벨’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결승에서 그리핀은 3세트 내내 열세를 면치 못했다. 1세트에는 탈리야-판테온이라는 독특한 바텀 조합을 선보이며 초반을 리드했으나, 자신들의 장기로 지목되는 대규모 교전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2세트에는 초반 인베이드 싸움에서 킬을 내준 뒤 속절없이 무너졌다. 3세트에도 탈리야-판테온 조합을 재차 기용했지만, 초반에 원하는 만큼의 이득을 얻지 못했다. 결국 29분 44초, 30분 9초 만에 넥서스를 내줬다.

올 시즌은 지난 패배를 자양분 삼아 성장했다고 자신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김대호 감독은 지난 9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제 경험도 쌓였고,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생각도 많이 해봤다”며 “이번 다전제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좌절이 사나이를 키우는 법, 그리핀이 좌절을 딛고 다시 강해져서 돌아올 수 있을까. 지난해 LCK 서머 우승 트로피와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본선행 티켓을 모두 놓친 그리핀은 12월 LoL KeSPA에서 무실세트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전력을 뽐냈다. 오는 여름, 그리핀이 한 단계 더 진화해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