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세상과 소통하다… 일반인도 함께하는 축제의 향연

입력 2019-04-12 10:25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 필름포럼에서 열린 서울국제사랑영화제 기자간담회 현장. 송지수 인턴기자

영화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국내 유일 기독교 영화제인 서울국제사랑영화제가 다음 달 7~12일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 필름포럼에서 열린다. 크리스천뿐 아니라 일반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다. 제16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의 키워드는 ‘미션’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소임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모든 관객이 삶의 의미와 각자의 사명에 대해 돌아보고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지난 11일 필름포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배혜화 집행위원장은 “처음 영화제를 시작했을 때 개막작을 교회에서 열었더니 종교행사로 인식됐다”면서 “문화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해 영화관 상영까지 이어졌는데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올해 주제를 ‘미션’으로 잡고 지난 10여 년의 시간을 되돌아보고 세상과 소통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현 부집행위원장은 “한국 사회가 이념과 세대 종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갈등을 겪는데 십자가는 결국 다리를 놔주고 틈새를 메워주는 역할을 한다”며 “상영작을 보면 여성 인권, 생명 존중, 난민 문제 등 기독교 본래 정신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기 프로그래머는 “올해 미션이라는 주제로 영화제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싶었다”면서 “‘아가페 초이스’를 통해 일반인도 누구나 공감하는 영화를 보고, ‘미션 초이스’에선 우리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다루는 영화를 집약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 홍보대사로 위촉받은 배우 김정화씨. 송지수 인턴기자

개막식은 다음 달 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열린다. 개막작은 영화 ‘하나님과의 인터뷰’이다. 종군 기자가 고향으로 귀국한 후 이해할 수 없는 개인적 삶의 위기에 시달릴 때, 신이라고 자처하는 사람에게서 인터뷰를 제안받는다. 이후 그와 대화하면서 주인공의 삶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내용이다.

폐막작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항일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기독교의 발자취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제에서는 장편 27편, 단편 3편으로 총 30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아가페 초이스’ ‘미션 초이스’ ‘필름포럼 초이스’ ‘기독영화인상 10년 특별전’ ‘SIAFF 사전제작지원작 특별전’ 5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아가페 초이스’를 통해 최근 영화들의 경향인 여성과 난민의 삶을 더욱 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일상과 육아 노동에 지친 여성들의 일상을 담은 영화 ‘원데이’와 ‘와일드 로지스’, 에티오피아 내전을 배경으로 한 ‘무화과나무’ 등 정치와 전쟁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화 등을 다룬다.

‘미션 초이스’에선 남미의 ‘빌리 그레이엄’ 목사로 불리는 루이스 팔라우 목사의 일대기를 그린 ‘팔라우’, 이원식 감독의 바이블 루트 3부작 ‘그리스도의 길이 되다’ 중 일본 선교의 길을 추적한 2부 ‘베데스다 인 제팬’, 애니메이션으로 만나는 존 번연의 고전 ‘천로역정’ 등이 있다.

영화제 홍보대사에 배우 김정화씨가 위촉됐다. 김씨는 “국내 유일한 기독교 영화제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많은 관객뿐 아니라 저에게도 도전을 받고 힐링이 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는 2003년 문화선교를 통한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비전으로 시작했다. 서울기독교영화제에서 이름을 바꾸고 무대를 넓혀 기독교인뿐 아니라 많은 대중이 참여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