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차 북·미 회담 “step by step” 3차례나 강조

입력 2019-04-12 08:15 수정 2019-04-12 08: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면서도 “그것은 단계적 절차(step by step)”라고 말했다.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하지만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친교를 겸한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 역대 한국 정상 중 대통령 부부가 오벌오피스에 초대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 전, 모두발언과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는 빨리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빠른 절차로 추진되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둘러 진행된다면 제대로 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step by step’(단계적 절차)이라는 단어를 세 번이나 썼고, ‘not fast(빨리 하지 않겠다)’도 뜻의 표현도 세 번 썼다. 그러면서도 “나는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과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를 즐겼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3차 북·미 정상회담 추진 속도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견을 노출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리라는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단계적 절차’를 내세우면서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남·북·미 3자 정상회담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 역시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의 뜻에 달렸다”면서 “문 대통령은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투(북한 비핵화 협상)를 오랫동안 치러왔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탁월하게 일을 잘 처리했으며, 나는 문 대통령이 훌륭한 동맹이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