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춘천 시민이 강원도 산불 진화를 위해 600㎞ 가까운 거리를 달려온 전남 해남소방서 소방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해 화제다.
9일 ‘소방의 시시비비’ 페이스북 페이지는 강원도 춘천의 한 시민이 고성·속초 산불 진화 작업을 도운 땅끝마을 소방관들에게 보낸 편지와 닭갈비를 공개했다.
선물을 보낸 시민은 “지난 주말 동해안 산불 진화에 애써주신 노고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며 “특히 천리 길 가장 먼 곳에서 밤새 달려와 주신 해남소방서 소방관들께 진심을 담아 감사 인사드립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뉴스를 통해 목숨 걸고 화재 현장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며 걱정과 함께 진한 감동을 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라며 “특별히 감사를 전할 게 없어 제가 운영하는 업체에서 생산하는 닭갈비를 조금 보냅니다. 약소하고 보잘 것 없지만, 식사시간에 반찬으로 드셔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별 볼 일 없는 거라 송구합니다”고 덧붙였다.
‘소방의 시시비비’ 페이지는 “이런 분들이 계셔 우리 소방관들은 힘이 난다. 해남소방서를 대표해 감사 인사드린다”라며 해당 소식을 전했다. 이 선물을 받은 소방대원도 발신인의 주소로 고맙다는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남소방서 관계자는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마음이 너무 감사했다. 보내주신 선물을 구내식당에서 만들어 먹었다”라고 밝혔다.
앞서 4일 저녁 7시 17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인근으로 번져 고성과 속초 시내까지 위협했다.
화재가 밤에 벌어진데다 바람까지 강해 진압은 쉽지 않았다. 소방청장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소방차와 구조대원 지원을 요청했다. 전국의 소방 공무원들은 밤새 강원도로 달려왔다. 소방차 872대와 소방관 3251명(타 지자체 지원 820대, 2598명)이 화재 진압에 힘썼으며, 소방 헬기도 110여대가 출동했다.
그 결과 화재 발생 14시간여 만인 5일 오전 9시 37분에 주불을 잡는 데 성공했다. 이는 14년 전 같은 기간에 발생한 양양 낙산사 화재와 비교할 때 19시간이나 줄어든 것이다.
김도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