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구단 경남·대구, 아시아 무대에서 흔들리다

입력 2019-04-11 18:32 수정 2019-04-11 18:34
경남 FC의 최재수가 9일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경기에서 2대 3으로 패한 후 고개를 숙인 채 아쉬워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란히 데뷔한 K리그 시민구단 경남 FC와 대구 FC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 팀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세 번째 경기에서 체력 부족 등 약점을 노출하며 함께 패배의 쓴맛을 봤다. 반면 기업구단인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는 나란히 조 1위를 차지했다. 각 팀 스쿼드 두께의 차이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경남은 9일 홈그라운드인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경기에서 2골을 먼저 넣고도 후반 30분 이후 세 골을 내리 내주며 역전패했다. 심지어 마지막 두 골은 후반 추가 시간에 허용했다. 간절했던 챔피언스리그 첫 승에 실패한 경남은 2무 1패로 조 3위에 머물렀다.

대구 FC의 에이스 세징야가 10일 열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산프레체 히로시마와의 3차전에서 프리킥을 차기 전 땀을 닦고 있다. 대구는 이날 0대 2로 패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1, 2차전에서 멜버른 빅토리와 광저우 헝다에 각각 3대 1 압승을 거뒀던 대구도 10일 산프레체 히로시마에 0대 2로 패하며 일격을 맞았다. 세징야와 에드가 등 주전 선수들의 발이 평소보다 훨씬 무거워 보였다. 2승 1패의 대구는 광저우, 히로시마와 함께 승점 6점으로 동률이 됐다. 경남보다 상황은 낫지만 답답했던 3차전 경기력을 보면 남은 일정도 쉽지 않다.

당장의 패배보다 더 큰 문제는 얇은 선수단 스쿼드다. 전북과 울산에 비해 적시에 투입할 수 있는 후보군이 넉넉지 않다. 경남과 대구는 모두 시민구단으로 ‘현대가(家)’ 구단보다 이적 시장에서 빅네임을 데려올 수 있는 여력이 적었다. 전북은 인천의 에이스 문선민과 신인왕 한승규를, 울산은 국가대표 출신 김보경과 윤영선을 확보하며 화제를 모았다.

게다가 두 팀 모두 지난 시즌 리그와 FA컵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낸 만큼 준비가 완벽하기 어려웠다. 경남은 이번 겨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 조던 머치 등 22명을 영입했지만 말컹과 같은 핵심 선수를 많이 잃어 조직력이 부족하다. 베스트 11만 놓고 보면 강하다는 평을 듣는 대구도 로테이션이 원활하지 않은 만큼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기 쉽지 않다. 그라운드 위에서 동화를 썼던 경남과 대구가 새롭게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