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프로복싱 선수들은 입문의 첫 번째 과제로 ‘맞아 보라’고 제안한다. 상대에게 정확한 타격을 가하기 전에 실전적인 방어 기술 연마가 우선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폴 포그바가 그렇게 생각했을까.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패배한 직후 “이기는 방법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패배에서 교훈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맨유는 11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에 0대 1로 졌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로멜루 루카쿠와 마커스 래시포드를 최전방에 세운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포그바가 중앙에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전개하는 가운데 역습 위주의 전술을 구사했다. 결과적으로 솔샤르의 전략은 실패로 돌아갔다. 단 한 번의 유효 슛도 기록하지 못하며 안방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패배에도 포그바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는 우리에게 몇 가지 고민을 안겨주었지만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분명히 그들을 괴롭혔다”고 경기를 총평했다. 그는 “바르셀로나를 이기는 방법을 찾았다”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또 “솔직히 바르셀로나의 공격은 별로 위협적이지 않았다. 다비드 데헤아가 보여준 한 번의 슈퍼 세이브 정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그들의 공격기회는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바르셀로나는 공격적으로 강한 팀이다. 하지만 모든 팀은 결점이 있으며, 우리는 그들의 결점을 찾을 수 있었다. 다음 경기에서 그 결점을 파고들 것이다”고 웃어 보였다.
맨유와 바르셀로나의 2차전은 오는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누캄프로 무대를 옮겨 치러진다. 바르셀로나가 홈구장에서 당한 챔피언스리그 패배는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3년 5월 4강 2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0대 3으로 패했다. 이후 치른 30경기에서는 27승 3무의 압도적인 전적을 기록했다. 원정팀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무덤인 셈이다. 1차전을 패한 이상 맨유의 4강 진출 경우의 수는 단 하나, 승리뿐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