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FBI가 트럼프 캠프에 스파이짓”, 민주당 “안 믿어”

입력 2019-04-11 11:30 수정 2019-04-11 11:34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 AP뉴시스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보고서 공개가 1주일도 안 남은 시점에서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이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선거 캠프에 대해 ‘스파이 활동’을 했다”고 말해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바 장관은 2016년 미 대선 당시 FBI가 러시아 내통 의혹을 받던 트럼프 캠프 인사를 수사한 것과 관련, “스파이 활동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10일(현지시간)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 청문회에서 밝혔다.

이어 그는 “정치 캠프에 대한 스파이 활동은 큰일(a big deal)”이라며 “트럼프 캠프를 겨냥한 정보 활동에 대해 모두 살펴볼 것이다. 법무부 감찰관실에서 조사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 장관이 뮬러 특검 수사에 대해 ‘마녀사냥’이라고 폄하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지지한다고 밝힌 셈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 대선 당시 FBI가 자신의 캠프 외교정책 고문이었던 카터 페이지에 대한 감청 영장을 법원에서 발부 받아 수사한 것에 대해 불법이라고 주장해왔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제럴드 내들러 민주당 하원 법사위원장은 청문회에서 “법무부가 과거 우리에게 밝혔던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바 장관은 미국의 법무장관이지, 트럼프의 법무장관이 아니다”며 “나는 바 장관을 믿지 않는다. 뮬러 특검만을 신뢰한다”고 지적했다.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은 “바 장관의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정보 당국을 ‘스파이’와 연결해 생각하는 것은 모든 곳에 붉은 깃발을 깔아 놓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미 법무부는 일주일 안에 뮬러 특검의 수사 보고서에 대한 편집본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보고서를 계속 전면 공개하라고 맞서고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