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빈공 속에도 ‘승리의 희망’은 있었다

입력 2019-04-11 11:06 수정 2019-04-11 18:01
스페인 FC바르셀로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가 11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수 크리스 스몰링의 팔에 맞아 부은 얼굴로 지친 표정을 짓고 있다. 게티이미지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안방에서 단 한 번의 유효 슛을 기록하지 못해 자존심을 구겼다. 맨유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유효 슛 0개를 기록한 것은 2005년 3월 이탈리아 AC밀란에 0대 1로 패배한 뒤 14년 만이다. 미흡했던 공격 전개가 이 기록에서 나타났다. 다만 스페인 FC바르셀로나도 공격에서 제힘을 쓰지 못했다. 맨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스콧 맥토미니는 왕성한 움직임으로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차단했다.

맨유는 11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에 0대 1로 졌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은 역습 위주의 전략을 들고 나왔다. 로멜루 루카쿠와 마커스 래시포드가 최전방에 선 3-5-2 포메이션을 그렸다. 바르셀로나는 특별한 대형 변화 없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리오넬 메시를 필두로 필리페 쿠티뉴와 루이스 수아레스가 맨유의 골문을 조준했다.

솔샤르 감독은 체력적 우위를 바탕으로 바르셀로나전을 준비했다. 맨유는 이 경기에 앞서 8일간 휴식했다. 지난 7일 바르셀로나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를 직관하기 위해 현지를 답사하는 여유도 부렸다. 특히 바르셀로나가 4대 4 무승부를 거뒀던 지난 4일 프리메라리가 비야 레알전에서 많은 힌트를 얻었던 것으로 보인다. 솔샤르 감독이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들고나온 전술에서 이런 정황들이 포착됐다.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스콧 맥토미니가 11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스페인 FC바르셀로나 미드필더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공을 경합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당시 바르셀로나는 비야 레알을 상대로 오른쪽 측면 역습에 시달리며 4골을 허용했다. 역습으로 전개될 때 미드필더진의 수비 가담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으며 애를 먹었다. 맨유는 이 약점을 파고들었다. 루카쿠와 래시포드는 공격으로 전환되는 역습 과정에서 양 측면을 넓게 벌려 섰다. 폴 포그바는 중앙에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갔다. 전방 압박을 강하게 시도하며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높은 위치의 강한 압박이라는 맨유의 역습 전략은 어느 정도 먹혀들었다. 필리페 쿠티뉴가 왼쪽 측면, 이반 라키티치가 오른쪽 측면으로 내려와 수비에 가담했지만 두 선수 모두 주력에 장점이 있는 선수들은 아니다. 자연스레 아래 지역의 커버가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반 12분 루크 쇼의 자책골이 터진 이후 흐름을 가져오며 바르셀로나를 몰아붙였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날카로운 칩 패스에 힘입어 몇 차례 허를 찌르는 데 성공했으나 평소처럼 공격 과정이 정교하지 않았다. 베테랑 미드필더 세르히오 부스케츠도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을 뿐 솔샤르 감독이 시도한 전략 자체를 ‘실패’로 치부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이유다.

유리한 고지를 뺏겼지만 솔샤르 감독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미드필더 진영에서의 개인 경기력은 매우 좋았다”며 “메시를 상대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균형을 잘 유지했다”고 경기를 총평했다. 그의 말처럼 맨유는 공격 전개 과정에서 분명한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