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도 없이 맨몸으로…” 아이유 의혹 해명으로 알려진 안타까운 사연

입력 2019-04-11 06:03 수정 2019-04-11 10:11

가수 겸 배우 아이유(본명 이지은‧26)가 강원 산불 피해 지역을 돕기 위해 1억원을 기부한 뒤 엉뚱한 의혹이 제기됐다. 대부분의 연예인이 재해구호협회에 기부한 것과 달리 아이유만 어린이재단에 기부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기부를 받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반박 댓글을 통해 화재로 피해를 본 가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는 화재 직후 올린 ‘강원산불피해아동 긴급 생활안정자금 지원’이라는 제목의 공지사항 내용 중 일부다. 여기에는 갑작스러운 불로 아이들이 책가방 하나 없이 대피해 학교를 가기 어려운 처지라고 설명하며 1차로 3000만원을 마련해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이유는 최근 발생한 강원도 고성‧속초 산불의 피해 지역 아이들을 위해 아동복지기관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지난 5일 1억원의 성금을 냈고 이를 계기로 연예인을 비롯한 사회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7일 한 네티즌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아이유의 수상한 기부’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리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 네티즌은 “산불피해 지역 자체가 산골이라 초등학교도 없고, 농사짓는 노인들, 전원주택 짓고 사는 은퇴자들뿐이며 뉴스를 봐도 노인들만 나와 운다”며 “강원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어린이 관련 재단에 기부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 네티즌은 또 “산불피해 복구의 핵심은 피해주민들 임시거주, 주택복구, 보상, 의식주 및 의료 지원이기에 타 연예인들은 재해구호협회 등 기관에 기부하는 것”이라며 “아이유는 그동안 기부만 했다 하면 전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하니까 이제는 좀 수상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9일 이 게시물에 반박 댓글을 올리며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어린이재단은 “재단에서 먼저 후원자님의 순수한 기부의 뜻이 왜곡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앞서 다음과 같이 사실을 확인해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운을 뗀 뒤 “재단 지원 가정 중 네 가정은 이번 화재로 주거지가 전소된 안타까운 상황이며 나머지 다수의 가정들도 추가 피해를 우려해 긴급 대피소로 피난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지한 내용의 일부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이날 ‘강원 산불피해아동 긴급 생활안정자금 지원’이라는 제목으로 공지사항을 띄웠다. 공지에는 지난 4일 발생한 강원도 일대 초대형 산불로 인해 아이들이 피해를 봤다는 내용이 담겼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이 갑작스러운 산불로 인해 책가방 하나 가지고 나올 겨를이 없었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맨발로 손자녀를 데리고 몸을 피하기 바빴다고 했다. 지체장애를 가진 아동은 살던 집이 화마로 잿더미가 된 것을 봐야만 했고 지붕이 타서 없어진 집, 월세로 살던 집이 화재로 인해 전소된 아동도 있다고 전했다.

모두가 예상치 못한 재해로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망연자실해 있는 사이, 아이들은 책가방이 없어도 교복이 불에 타 없어졌어도 학교에 가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재단은 또 지방자치단체에서 긴급하게 마련해 준 임시거처가 있지만 학교까지 거리가 너무 멀고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심리적으로 지쳐있는 아이들은 학교 가는 길이라도 가까웠으면 좋겠다고 호소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재단은 주택 전소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아이들을 위해 1차로 3000만원을 마련하고 또 추가 현장조사를 통해 피해아동들이 안전한 곳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