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씨가 공범으로 지목해 구설에 오른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유천은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마약 투약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경찰은 박유천의 통화내역과 의심 가는 장소의 CCTV 등을 살펴본 뒤 혐의를 입증할 만한 물증을 확보하고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SBS 8시뉴스는 경찰이 박유천을 일단 피의자로 입건하고 물증을 확보하는 대로 소환할 예정이라고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9일 통신영장을 신청했으며 황씨가 박유천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곳이라고 지목한 장소 주변 CCTV를 확보해 들여다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가 제출한 휴대전화에서도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이는 박유천이 공식기자회견을 열고 ‘결백’을 주장한 것과는 별개로 황씨가 박유천을 공범으로 지목한 만큼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통신영장이 발부되면 박유천이 언제 어디서 누구와 통화했는지 등을 토대로 마약 관련 혐의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과거 연인관계였으며 황씨가 영장실질심사에서 “친한 연예인인 A씨가 자고 있을 때 억지로 마약을 투약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두 사람은 2017년 4월부터 공개 열애를 시작해 그해 9월 결혼 소식을 전했다가 두 차례 연기 끝에 지난해 결국 결별했다.
이후 A씨가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고 전 남자친구 ‘박유천’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박유천은 10일 오후 6시에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약 투약 혐의를 부인하는 한편 황씨에게 오히려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박유천은 “지난해 초 황하나와 헤어지기로 결심했고 결별했다”며 “헤어진 후 황하나의 협박에도 시달렸지만 내가 가장 힘들었던 2017년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에게 등 돌렸다고 생각했을 때 나를 좋아해준 사람이라 책임감이 있었고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박유천은 또 “황하나가 찾아왔을 땐 늘 사과하고 마음을 달래주려 했다”며 “그 후엔 너무 고통스러웠고 처방받은 수면제를 먹어야만 겨우 잠들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마약과 관련해 “나에게 마약 전과가 있다거나 불법적인 약을 먹는다는 말을 한 적도 없다”고 한 박유천은 “나도 기사로 소식을 접하고 많이 놀랐고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마약을 한 적도 없고 권유한 적은 더더욱 없다”한 박유천은 “마약 혐의가 인정된다면 연예계에서 은퇴하는 걸 넘어 내 인생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 강조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