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8강 공포증… ‘11경기 연속 무득점’

입력 2019-04-10 18:58 수정 2019-04-10 20:48
FC 바르셀로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하루 앞둔 10일 훈련을 하기 위해 몸을 풀고 있다. 게티이미지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되는 리오넬 메시도 유독 제힘을 쓰지 못했던 무대가 있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8강전이 그랬다. 지난 3년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잔뜩 이를 갈았을 법하다. 스페인 FC바르셀로나는 11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맞대결을 펼친다.

최근 바르셀로나의 흐름은 완벽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시즌 종료까지 7경기만을 남겨둔 시점에서 2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승점 11점 차까지 벌렸다. 이미 우승이 유력하다.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에서는 오는 5월 발렌시아 CF와의 결승전 단 한 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만 고지에 오르면 3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할 수 있게 된다. 스페인 무대에서는 이미 최강자로 군림해온 만큼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이 절실하다.

우려되는 것은 메시의 토너먼트 부진이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8강전 득점은 6년째 터지지 않았다. 2012-2013시즌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과의 8강 1차전 이후로 골맛을 보지 못했다. 메시의 침묵과 함께 바르셀로나는 3시즌 연속 8강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바르셀로나가 조기 마감한 최근 3시즌은 공교롭게도 프리메라리가 내 숙적 레알 마드리드가 모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FC 바르셀로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하루 앞둔 10일 동료들과 함께 훈련장에 들어서고 있다. 게티이미지

3년간의 부진 속에서도 바르셀로나는 메시를 믿고 있다. 요즘 그의 발끝은 유독 날카롭다. 프리메라리가에서 29경기를 치르며 33골을 몰아쳤다. 유럽 5대 리그로 범위를 넓혀봐도 30골 이상 기록한 선수는 메시가 유일하다. 지난 5경기에서 8골 3도움을 기록하며 득점 감각이 절정에 올랐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골을 기록하며 득점 선두에 서 있다.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쪽은 안방의 주인인 맨유인 만큼 후방에 무게 중심을 두더라도 역습 상황에서는 과감하게 전진할 가능성이 크다. 메시도 이 점을 알고 있다. 그간 잉글랜드 원정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기억도 있는 만큼 3년간 지독하게 괴롭혔던 ‘8강 공포증’을 씻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적장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메시 봉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기를 하루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메시는 훌륭한 선수지만 그를 막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수비진들이 협심해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