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14석)과 정의당(6석)의 공동교섭단체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복원이 사실상 무산됐다. 대신 민평당과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호남통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최경환 민평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9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 진행한 전화인터뷰에서 바른미래당 내 호남 지역 의원들에게 “단독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최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바른미래당은 지금 한 지붕 세 가족이다. 유승민 의원 그룹, 안철수 의원 그룹, 호남 중진 의원 그룹 간의 갈등을 봉합하면서 나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바른미래당의 많은 의원이 저희에게 먼저 ‘평화당이 나서 달라’는 얘기를 한다. 김관영 원내대표와 손학규 대표가 결단을 내릴 시점이 오고 있다”고 밝혔다.
‘평화와 정의’ 복원에 반대한 일부 민평당 의원들은 일찍부터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결단을 요구해왔다.
민평당 김경진 의원은 지난 8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서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의 방향성이 현재 당 상황과 맞지 않다. (만약 그 분들이) 탈당한 다음 민주평화당으로 오시겠다고 하면 저희는 쌍수를 들어서 환영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박지원 의원도 지난 9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 “언제까지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엉거주춤한 상태로 봉합해서 나갈 수 있겠나. 정체성이 완전히 다르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보적 입장이었던 유성엽 의원도 10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 “바른미래당에 합쳐진 국민의당 출신 일부는 돌아오면 좋겠다”면서 “(그 사람들을 모두 모아) 민평당이 제3지대를 만든다면 그리로 가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민평당은 지난 9일 저녁 비공개 의원 간담회를 열고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를 재구성할지를 두고 격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문화일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동영·천정배·윤영일 의원만 ‘평화와 정의’ 연합에 찬성했다고 한다. ‘평화와 정의’에 반대하는 의원 5명은 “내년 총선에 대비해 독자적인 노선을 걸어야 한다”거나 “노동 현안에서 정의당과 이견이 있다”고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바른미래당 내 호남 지역 의원들이 민평당과 세력을 합쳐 ‘호남발 제3지대’를 건설할 수 있을지 정치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