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茶山 정약용, 그는 누구인가?

입력 2019-04-10 14:15

글=진규동 박사(다산박물관 다산교육전문관)

다산 선생의 저술을 보면서 오늘날 박사학위 논문으로 치자면 얼마나 많은 박사학위를 받았을까 생각해본다. 아마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그것도 한분야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았을 것이 틀림없다. 왜냐면 500여권의 저술을 분석해보면 오늘날의 박사학위와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위대한 저술들이 한 두권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계적 인물 다산 정약용 선생!

다산은 세계적으로 인정된 인물이다. 다산은 탄생 250주년을 맞이하여 유네스코가 ‘2012년 세계기념 인물’로 유네스코 정신에 부합한 인물로 선정했다.

또 1997년에는, 다산이 설계하고 다산이 축조한 수원 화성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견고한 성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가 되었다. 다산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그의 업적이 인정받은 것이다.

다산학술문화재단은 다산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2012년 12월에 10년 동안의 정본화 작업을 통해 다산의 모든 저작을 집대성한 총 37권에 이르는 “정본 여유당전서”을 발간하였다.

다산학술문화재단은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방대한 다산의 저서인 “정본 여유당전서”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할 계획이다. 등재가 된다면 다산은 세계적으로 유일한 유네스코 3관왕의 기록을 갖게 될 만큼 위대한 업적을 남기게 될 것이다.

이렇게 국내외에 인정받고 있는 다산이 과연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인정받고 그의 정신이 계승 발전되고 있는가는 매우 의심스럽다.

파면 팔수록 깊어만 가는 다산의 학문!

어떤 사상가가 “정약용의 경우는 워낙 큰 산줄기라서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무수한 봉우리들이 이어져있고 깊은 골짜기가 사방으로 뻗어 있어서 어느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 보아도 전체의 모습은 짐작하기조차 어렵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다. 다산 선생을 깊게 알면 알수록 깊은 수렁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것 같다는 것을 일찍이 깨달았다. 무엇보다 학문적인 깊이도 깊이지만 우선은 한문으로 된 책이라는 점과 너무나 저술 분야가 광범위해 감히 접근한다는 것이 두렵고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산을 부르는 명칭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전방위적 지식경영가, 실학의 집대성자, 뛰어난 서정시인, 전무후무한 통합적 지식인, 절세의 편집 기획자, 경세치용의 경세가, 의약학자, 언어학자, 유능한 행정가, 탁월한 논변가, 거중기 수원화성을 설계한 과학자, 지리학자, 민주주의 선구자, 천자를 추대하는 것도 그를 끌어내리는 것도 민중(탕론)이라고 한 글을 통해 혁명가라고 정의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다산은 그의 저술을 통해서 후세 사람들이 수없이 많은 이름으로 명명하고 있다.

오늘날 이렇게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어디에도 없다. 그만큼 다산은 비록 유배온 몸이었으나 유배기간 늘 양반 또는 조정신료로서 다하지 못한 책무에 대한 자책과 반성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그러한 그의 생각은 유배를 개인적인 시련과 고난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적 공분으로 승화하여 민초들의 삶을 위한 복리후생으로 위민정신과 부국강병을 통한 호국정신이라는 다산정신으로 500여귄의 책을 통해서 후세에 그의 위대한 사상과 철학으로 남긴 것이다.

다산정신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

다산은 수필, 증언이나 서와 같은 교훈적인 편지, 실존인물에 대한 사건을 담은 기록문학, 산문소설 같은 전기, 풍자와 해악의 우화 소설, 시집 등 500여권의 저술을 통하여 불편부당한 공정성과 정론직필의 정의로움으로 시대적 아픔과 고통을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적나라하게 펼쳤다.

그야말로 나라와 백성을 위하여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혼신을 다하여 고발하고 진단하고 해결하려고 힘썼다. 그러나 선생의 소중한 가르침은 누구 하나 귀 기울이지 않았다. 2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깊은 땅속에 잠들어 있다.

온 산천에 생명이 움트고 있는 이 순간 어둠속에 잠들어 있는 다산정신을 우리의 촛불로 다시 일깨워 새로운 사회적 가치로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물질적 경제적 사회적 가치와 정신적 도덕적 문화의 조화를 통한 균형 있는 가치관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 한 때이다. 500여권의 다산의 저술 속에 함축된 다산정신을 새 시대의 사회적 가치로 승화시켜야 한다.

새 시대 새 가치관의 확립과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정신문화의 확산이 절실한 이때 국가적 차원에서 시대정신에 부합한 균형있는 가치관을 정립해야한다.

이것이 다산초당에서 다산이 꿈꾼 “나라다운 나라, 백성다운 백성”을 실현해가는 지름길이다. 다산정신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공공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이기 때문이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