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가 지배했지만 졌다고?” 소극적이었던 펩의 전술

입력 2019-04-10 11:00 수정 2019-04-10 11:36
맨체스터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챔피언스리가 8강 1차전에서 자신의 스웨터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 AP뉴시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이 비판 여론에 휘말렸다. 경기 운영이 미흡했다는 팬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9일(현지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토트넘 홋스퍼에 0대 1로 패배한 뒤 “우리가 지배한 경기였지만 역습에 당했다”고 총평했다. 하지만 맨시티 팬 상당수는 “지배한 경기 아니다. 과르디올라가 너무 소극적으로 전술을 운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구성했다. 하지만 공격 전개는 다소 소극적이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잉글랜드 리버풀에 1대 5로 대패했던 경험과 토트넘의 새 구장 적응 등 다양한 이유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토트넘은 활발한 전방 압박보다는 두 줄 수비 전략으로 맨시티를 상대했다. 활발한 전방 압박은 상대방의 실수를 유도할 수 있지만 1차 압박 선이 뚫리면 순식간에 역습을 얻어맞게 된다. 맨시티는 전방 압박을 풀어내는 방법을 알고 있는 팀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비형태를 택한 것이다. 역습 상황을 맞이했을 땐 크리스티안 에릭센-해리 윙크스-무사 시소코가 중앙에서 맨시티의 공격을 저지했다.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맨시티의 공격을 지연하면 델레 알리와 손흥민이 내려와서 수비를 지원하는 형태였다.

맨시티의 무딘 칼날은 토트넘의 조직적인 수비를 전혀 뚫어내지 못했다. 전반전은 탐색전 전략이었으니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맨시티는 올 시즌 리그 평균 2.6득점의 강한 공격력을 후반전에도 발휘하지 못했다. 후반 15분쯤부터 원정 골을 넣기 위해 공격의 기세를 올렸지만 토트넘에 치명적인 상황은 만들지 못했다. 전반 11분 라힘 스털링이 비디오 판독(VAR) 끝에 얻은 페널티킥을 제외하면 인상적인 공격 기회는 없었다. 특히 맨시티의 양쪽 윙인 라힘 스털링과 리야드 마레즈는 최근 부진에 빠져있던 토트넘의 양쪽 풀백을 거의 벗겨내지 못했다.

후스코어드닷컴 캡쳐

토트넘이 맨시티보다 좋은 경기를 펼쳤다는 주장은 통계로도 증명된다. 축구 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서 토트넘은 맨시티보다 슛을 3개 더 많이 때린 것으로 집계됐다. 유효 슛 숫자에서도 토트넘이 2개 앞섰다. 통계를 차치해도 맨시티가 토트넘의 골문을 위협한 결정적인 장면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맨시티의 볼 점유율과 패스 정확도도 평소보다 부족했다. 맨시티는 토트넘과 치른 경기까지 포함해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평균 60.2%의 볼 점유율과 89.7%의 패스 정확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맨시티는 이번 경기에서 58.8%의 볼 점유율과 87%의 패스 정확도를 작성했다. 소폭의 차이지만 평균을 밑돌았다는 얘기다. 결국 맨시티는 특유의 공격 전술을 전혀 선보이지 못하고 무너졌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