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25만명↑… 고용 훈풍에도 ‘숨은 실업자’ 문제 여전

입력 2019-04-10 10:44
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취업자 수가 25만명 늘어나면서 두 달 연속 20만명대를 기록했다. 고용 호조세를 이끈 건 정부의 재정 투입으로 만든 일자리였다. 고용률도 60.4%로 1983년 월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3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고용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실제 고용시장에서 체감하는 데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재구직자나 구직단념자 등 ‘숨은 실업자’가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80만5000명으로 1년 전(2655만5000명)보다 25만명 증가했다. 전월보다는 26만3000명 늘어났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산업별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농림어업 등에서 증가세가 지속했다”면서 “제조업과 도소매업은 감소 중이지만 그 폭이 축소되는 긍정적인 모습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자료 : 통계청>

정부 재정이 투입된 곳에서 일자리가 급증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취업자가 17만2000명(8.6%) 늘었고 국책연구기관이나 대기업 연구소 직원,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등이 포함된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에서도 8만3000명(7.7%) 증가했다.
농림어업(7만9000명), 정보통신업(5만5000명) 등도 취업자 수가 늘었다.

하지만 제조업 부문 취업자 수는 1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4월 6만8000명 줄어든 뒤 10만명대 감소 폭을 유지했다. 지난달에도 10만8000명(-2.4%) 줄었다. 도·소매업 취업자도 2만7000명 감소했다.

15~64세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도 66.2%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올랐다. 8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3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15~64세 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으로 사용된다.

<자료 : 통계청>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고용률이 개선됐다. 60세 이상 연령대의 고용 상승폭이 가장 컸다. 지난 2월(39만7000명)을 제외하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인 34만6000명이 늘었다. 15~29세 청년 고용률은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다만 40대 고용률은 지난해 2월(-0.4%포인트)부터 14개월 연속 하락세가 계속됐다. 2008년 12월부터 2010년 2월까지 15개월 연속 하락한 이후 최장 기간이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상용근로자가 42만3000명 늘었고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각각 11만4000명, 2만9000명씩 감소했다. 제조업과 도·소매업 등 임시직 취업자 증가 폭이 크던 산업에서 그 폭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통계 당국은 보고 있다.

반면 실업자는 119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명 감소했다. 20대(-2만9000명)와 40대(-2만6000명), 65세 이상(-2만3000명) 등에서 감소폭이 컸다.

정부의 발표와 달리 구직자들이 체감하는 고용한파는 여전했다. 실제 통계에 들어가지 않는 숨어있는 실업률은 상승세가 계속됐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2.6%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작성 이래 최고치인 25.1%였다. 실업률이 하락한 것과 달리 확장실업률이 상승한 것과 관련해 통계청은 “잠재구직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잠재구직자는 174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8만명 늘었다. 청년층의 체감실업률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학 졸업 이후 고용 시장에 진입하는 25~29세 청년층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비경제활동인구도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1만9000명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란 만 15세가 넘은 인구 중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을 말한다.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거나 전혀 일할 능력이 없어 노동공급에 기여하지 못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이 중 구직단념자는 53만8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6만3000명 증가했다. 취업준비자도 79만 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9만9000명(14.3%) 늘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