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7일이다.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는 KBO리그에선 보기 힘든 삼각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SK 김동엽(29)은 삼성으로, 삼성 이지영(33)은 키움으로, 키움 고종욱(30)은 SK로 이적했다. 30홈런 타자에 대한 기대감, 주전 포수의 공백, 발 빠른 백업 외야수 확보 등 각자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트레이드였다.
삼각 트레이드의 초반 결과는 엇갈리고 있다. 크게 웃는 팀은 키움이다. 이지영은 13게임에 출전해 39타수 14안타, 타율 0.359를 기록하고 있다. 1홈런과 2루타 1개도 때려냈다. 13경기 중 무안타 경기는 2게임뿐이다. 수비에서도 85.1이닝을 소화하며 주전 포수 입지를 굳혔다. 실책은 1개를 범했다. 다만 도루 저지율이 10%에 불과한 게 흠이다. 이번 시즌을 소화하면 FA자격을 얻는 이지영이기에 삼각 트레이드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삼성 김동엽에 대한 삼성의 기대는 컸다. 그러나 김동엽의 타격감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13게임에 출전해 39타수 5안타, 타율 0.128에 머물고 있다. 기대했던 홈런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삼진은 출전 경기 수보다 많은 14개를 당했다. 득점권 타율은 0.083에 불과하다. 지난해까지 정교함은 떨어지긴 했어도 장타 생산 능력이 뛰어났던 김동엽이기에 삼성으로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SK 고종욱은 한동민(30)의 부상 결장으로 출장 기회는 늘고 있다. 11게임에 출전해 14타수 2안타, 타율 0.143에 그치고 있다. 지난 7일 삼성과의 경기에선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도루는 1개밖에 없다.
아직 삼각 트레이드 결과를 단정 짓기에는 섣부르다. 특히 김동엽의 경우 장타 본능이 살아난다면 삼성의 가을야구행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고종욱 역시 출장 게임이 쌓일수록 자신의 발을 이용한 야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