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의지로 성공시킨 손흥민 골…소름 끼치는 명장면

입력 2019-04-10 07:02 수정 2019-04-10 10:28
경기 화면 캡처

놓칠 뻔한 공을 불굴의 의지로 다시 잡아 결국 골망을 흔든 손흥민의 기지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핵심 공격수인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이후 나온 골이라는 점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만든 손흥민이라는 호평이 나온다. 경기 직후 인터넷 곳곳에서 “소름 끼치는 명장면”이라는 제목으로 손흥민의 골 장면이 공유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한국시간으로 10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 토트넘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토트넘의 손흥민이 결승골을 터뜨려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시즌 18호골이자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두 번째 득점을 성공시켰다. 이날 토트넘은 핵심 공격수인 케인을 최전방에,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리 알리를 2선에 배치했다.

두 팀 모두 적극적인 공격보다는 수비를 두껍게 하며 신중하게 맞섰다. 전반 13분 맨시티 라힘 스털링의 슛이 상대팀 대니 로즈의 팔에 맞아 페널티킥이 선언되면서 맨시티가 먼저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페널티킥을 토트넘 골키퍼인 위고 요리스가 쳐내면서 위기를 모면했다.

탐색전이 길었던 탓에 전반은 득점 없이 끝났다. 양팀은 후반 들어 공격의 수위를 높였다. 맨시티는 후반 1분 스털링이 아구에로의 크로스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으로 득점에 실패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고 손흥민은 후반 2분 왼발 중거리 슛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이 또한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후반 10분 핵심 공격수인 케인이 상대팀 선수에게 발목을 밟혀 경기에 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토트넘은 루카스 모우라를 긴급 투입했고 맨시티는 이를 기회로 잡아 맹공을 펼쳤다.

그러나 손흥민은 위기 속에서 기지를 발휘했다. 후반 33분 중앙에서 공을 잡은 에릭센이 오른쪽 측면에서 기회를 노리는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다소 긴 패스에 공이 라인을 벗어나기 직전 손흥민은 가까스로 공을 살렸다.

이후 손흥민은 한 차례 드리블로 각도를 잡은 뒤 왼발로 맨시티의 골문을 향해 땅볼 슛을 날렸다. 맨시티 골키퍼 에데르송은 당황한 듯 몸을 날렸지만 골은 그대로 골망에 꽂혔다. 주심은 오프사이드 여부와 공이 라인을 벗어났는지 여부를 두고 비디오 판독을 한 뒤 그대로 득점을 인정했다. 손흥민과 토트넘 선수들, 관중석에 있던 팬들은 값진 골에 환호했다.

토트넘은 이번 승리로 원정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4강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 됐다. 2차전에서 골을 넣는다면 1골 차로 지더라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준결승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반면 맨시티는 2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