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잔하자는 게 큰 죄냐’며 제명 취소 소송 낸 박종철‧권도식 비난 봇물

입력 2019-04-10 06:04 수정 2019-04-10 10:03

해외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하는 등 추태를 부려 제명처분을 받은 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권도식 전 의원이 최근 법원에 처분이 과하다며 제명처분 취소 및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져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예천군의회 등에 따르면 박 전 의원과 권 전 의원은 최근 대구지방법원에 제명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과 함께 군의원 신분을 되찾겠다는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군민들은 군의원 전원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논란이 가중됐다.



그러나 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권 전 의원은 SBS에 “친구, 선배, 후배들이 꼭 해야 한다고 전부 다 그럽니다. 솔직히 뭐 제 생각엔 술집에 한번 술 한잔하러 가자. 그게 뭐 그렇게 큰 죄가 될까요?”라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연락이 끊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천군의원 9명 전원과 공무원 5명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29일까지 7박10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로 연수를 떠났다. 이후 박 의원이 현지 가이드를 폭행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불거졌고 이 과정에서 권 의원이 가이드에게 여성 접대부를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이에 예천군의회는 지난 2월 1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박 의원과 권 의원을 제명했다. 또 군의회 의장으로 해외연수 때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책임이 있는 이형식 의원에게는 30일 출석정지와 공개사과를 결정했다. 앞서 이 의원은 의장직을 사퇴했다.

가처분 신청은 본안과 달리 신속하게 결정되기 때문에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박 전 의원과 권 전 의원은 군의원 신분을 회복하게 된다.

박 전 의원과 권 전 의원의 이 같은 행보에 비난 여론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파면됐다가 행정소송을 통해 공무원 신분을 회복한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을 떠올리며 비슷한 상황이 발생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았다.

앞서 나 전 기획관은 2016년 12월 교육부를 상대로 “파면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정공방 끝에 승소해 지난해 8월 공무원 신분을 회복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13일자로 나 전 기획관을 교육부 산하 중앙교육연수원 연수지원협력과장으로 발령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