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기간 중에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단독 오찬이 확정됐다. 한·미 정상 부인이 단독으로 오찬을 하는 것은 1989년 이후 30년만이다. 한·미 퍼스트레이디는 오찬을 통해 친교를 나누는 차원을 넘어 ‘굿 이너프 딜’ 도출을 위한 내조 외교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9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김 여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확대 정상회담 시간에 멜라니아 여사와 별도의 일대일 오찬을 한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한·미 정상 부인 간 단독 오찬은 흔치 않은 일로, 두 영부인 간 각별한 우정을 더욱 깊게 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미 정상 부인의 최초 단독 오찬은 1989년 10월 노태우 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김옥숙 여사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인 바버라 부시 여사 간에 이뤄졌다. 이후 이뤄진 한국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선 한·미 퍼스트레이디 간 단독 환담만 진행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1998년 6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를 만나 환담했다. 2001년 3월에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 여사와 환담을 나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2003년 5월과 2006년 9월 로라 여사와 환담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는 2009년 6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환담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멜라니아 여사가 미국을 방문한 정상 부인과 단독 오찬 혹은 만찬을 한 것은 김 여사에 앞서 7차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에는 일본·요르단·파나마 정상의 부인이 멜라니아 여사와 식사를 했다. 지난해에는 호주·이스라엘·폴란드 정상의 부인이, 지난 2월에는 콜롬비아 정상의 부인이 멜라니아 여사와 단독으로 오찬 또는 만찬을 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