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가 9일 저녁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난민·이주민과 함께 하는 사순절 기도회 함께 사는 세상을 향하여’를 열었다.
인권센터 송병구 목사는 ‘경계선에 선 인간’을 주제로 설교했다. 그는 “독일 광부로 갔던 한국인들은 아프거나 일을 빠졌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해고당했다”며 “한인 광부들의 권리를 구해준 것은 구스타프 하이데만 독일 변호사”라고 말했다. 이어 “초창기 법적 보호로부터 배제된 우리의 처지가 지금의 난민과 같았다”며 “내가 나그네 되었을 때 영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리핀그리스도연합교회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으로 파송된 존스 에스피노 선교사는 오산이주민센터에서 사역하며 만난 다문화 가정의 상황에 대해 나누었다. 그는 “이주노동자가 임금체불과 성희롱 부당해고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주민 강제 단속 등의 긴축 조치로 이주민에 대한 임금 상황과 공공서비스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피노 선교사는 “33만5000여명의 미등록 이주민은 늘 체포와 구금, 추방의 위협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며 “이주민이 겪는 부당한 삶의 조건들이 해결될 수 있도록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 온 J씨는 갓 태어난 지 한 달이 된 첫째 아들을 필리핀으로 보내기로 결정한 사연을 털어놓았다. 그렇지 않으면 J양 또는 남편이 필리핀으로 돌아가야 하거나 벌금을 내야했기 때문이다. 둘째 딸은 16세가 되도록 남편과 한번도 만나지를 못했다. J씨는 “이주민으로 있기에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불법체류 단속기간에는 두려운 마음으로 몇 달을 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기독교인들과 난민들은 함께 성찬을 열었다. 최준기 대한성공회 교무원장이 집전했다. 이들은 둘러앉아 그리스도의 평화가 함께 하기를 바라며 축성한 빵과 포도주를 나누었다. 축도는 박덕신 기독교대한감리회 목사가, 평화의 인사는 박승렬 NCCK 인권센터 목사가 맡았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