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며 정중동 행보를 이어 온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9일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통합에 대해서는 “한국당이 변화와 혁신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유 전 대표는 이날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학술 강연회에서 “저에게 정치적 남은 도전이라고는 이제 대권 하나밖에 안 남았다. 박근혜가 싫어서 문재인을 뽑아놨는데 2년 동안 겪고 계시고, 당하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점점 학습을 계속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점점 똑똑해지는 국민들한테 계속 설명해나가면 저도 집권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대표는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해서) 처음 말씀드린 것이 아니라, 표현은 달랐지만 여러 자리에서 말씀드려 왔다”며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늘 그렇게 생각하고 정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백히 선을 그었다.
유 전 대표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 동안 보수가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개혁보수가 이명박 박근혜 정치로 돌아간다고 한다면, 그런 정치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정치로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수로는 새 시대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본다. 한국당이 그동안의 잘못에 대해서 반성하고, 공정과 정의 복지에 있어서 분명한 변화를 보이지 않는 이상 단순히 덩치만 키우는 변화는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에 대해서는 “2016년에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지금까지 자유한국당에 대해서 똑같은 말을 해왔다. 제눈에 보기에 한국당이 변화와 혁신을 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손학규 대표가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반감을 표시한 것을 두고도 “저를 포함해서 바른정당 출신 의원님들이 공개적으로 한국당에 간다는 이야기를 한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는데,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