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에 이어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되자 네티즌들이 버닝썬 수사의 지지부진한 속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연이은 연예인 마약 수사가 경찰 유착 의혹을 덮으려는 시도라는 의혹이다. 한편에서는 과도한 음모론이라는 반박이 나오면서 연일 확대되는 마약 수사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거워지고 있다.
하일씨는 지난 8일 오후 4시10분쯤 서울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이달 초 인터넷으로 구매한 필로폰을 서울 자택에서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9일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하일씨의 자택에서 마약 투약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주사기를 수거했다. 간이 소변 검사 결과도 양성 판정이 나왔다.
하일씨 체포 소식이 전해진 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은 각종 음모론으로 도배됐다. “버닝썬 사건 관계자들은 수사가 더딘데 할리는 빨리 잡혔다”며 의구심을 표하거나 승리·윤모 총경의 유착 의혹 및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고(故) 장자연씨 사건 등에 대한 조사 상황을 비교하는 글도 있었다. 모두 검찰, 경찰, 언론 등 권력층이 등장하는 사건들이다.
반론도 나왔다. “경찰이 버닝썬·김학의·장자연 사건에만 힘을 쏟을 수는 없다”거나 “음모론를 제기하는 것보다 기다려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