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그리핀 감독은 올해 스프링 스플릿 시작을 앞두고 독특한 시선으로 이목을 샀다. ‘윈윈’이라는 표현을 쓰며 리그 전체 수준을 끌어올리고 싶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당시 “LCK 스프링에서 치열하게 싸워 ‘윈윈’을 하면 좋겠다. 국제적으로 파워를 낼 수 있게 치열한 싸움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상향평준화에 강하게 이바지해서 LCK 전체 수준을 좀 더 극도로 올리고 싶다. 국제대회에서 더 강한 힘을 내고 싶은 생각으로 (윈윈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확실히 특이한 관점이다. 본인 팀의 경기력을 향상시켜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생각하는 게 보통의 마인드이기 때문이다.
이제 시즌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김 감독은 당시의 발언을 어떻게 곱씹고 있을까. 9일 서울 종로구 LoL 파크 기자실에서 진행된 결승 미디어데이에서 김 감독에게 물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LCK 구성원 모두가 전우라고 생각한다. 저희가 작년에 LCK 팀들에 배운 게 많다. 그 배운 것들을 잘 결합해서 지금의 그리핀 스타일을 만들었다. 이제 저희가 좋은 경기력으로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당시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LCK 수준이) 많이 올라갔다고 생각해서 어느 정도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해 봄 LCK는 역대 가장 치열한 시즌으로 회자되고 있다. 운영뿐 아니라 공격적인 푸시 또한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는 수준 높은 경기들이 잦게 나왔다. 막바지에는 2부 리그 출신의 세 팀이 상위권에 포진하며 포스트시즌에 이름을 올렸고, 전통적인 강호들은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며 도태됐다.
LCK의 고양된 분위기가 국제대회로 이어질 거란 기대가 높다. LCK는 지난해 국제대회에서 한 차례도 우승컵을 들지 못했지만 올해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팬들은 5월 열리는 MSI를 비롯해 스프링 스플릿 1~4위팀이 참가하는 리프트 라이벌즈 등에서의 선전을 고대하고 있다.
물론 김 감독은 결승전에서 질 생각이 없다. ‘윈윈’의 중심 내지는 정점에 그리핀이 서기를 바라는 건 감독으로서 당연한 마음이다. 김 감독은 “SKT가 원래도 강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이 진짜 전성기 같다”면서도 “우리가 (결승전을) 준비할 시간이 더 많았다. 준비해온 대로 재미있게 경기를 치르도록 하겠다. 3대 0으로 이기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