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 알레르기 있는 아이, 사과 키위 복숭아 먹을 때 주의

입력 2019-04-09 11:07 수정 2019-04-09 11:39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봄철 꽃가루는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그런데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은 꽃가루와 유사한 단백질 구조를 갖는 과일을 먹을 때 ‘구강 알레르기증후군’을 겪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전유훈 교수와 순천향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자작나무 꽃가루 알레르기와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18세 이하 186명을 조사한 결과, 44%가 구강 알레르기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구강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과일은 사과 키위 복숭아 파인애플 순으로 많았다. 견과류로는 호두와 캐슈넛 땅콩 아몬드 마카다미아, 채소로는 파프리카 당근 오이가 있었다.

구강 알레르기증후군은 보통 입 주변과 입안이 간지럽고 붓는 증상이 대부분이지만 기침과 호흡곤란 같은 호흡기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심하면 급성 쇼크인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킬 수 있다.

알레르기는 꽃가루나 과일이 항원으로 작용하고 몸이 이러한 물질에 대한 항체를 만들면서 일어난다. 꽃가루나 과일에는 당단백 성분으로 된 알레르겐(알레르기 반응 유발 물질)이 있는데, 이 당단백의 모양(구조)이 비슷하면 우리 몸에서 같은 항원으로 인식해 ‘교차 반응’이 일어나며 알레르기가 나타난다.

전 교수는 “자작나무와 사과의 경우 ‘BET V1’이라는 알레르겐 모양이 75% 비슷해 몸에 자작나무 항체가 있으면 사과를 먹어도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 “아이가 아토피피부염과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면 혈액이나 피부반응 검사로 어떤 식품에 민감한지 확인하고 전문의 진단을 받은 후 원인식품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토피피부염과 자작나무 감작이 있는 소아의 구강알레르기증후군 특징’이라는 제목의 이번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대한의과학저널(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1월호에 실렸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