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변호사 겸 방송인 로버트 할리의 출연을 앞둔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가 결방 없이 방영된다. 로버트 할리가 필로폰 투약 혐의로 긴급 체포된 이후 예고편을 서둘러 내렸던 라디오스타 측은 본방송에서 로버트 할리를 편집해 방송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른 출연진에게 피해를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라디오스타는 9일 오전 공식입장문을 통해 “이번 주 수요일 방송 예정인 라디오스타에 로버트 할리씨가 출연하기로 했다. 이미 녹화가 끝나고 편집을 마친 상태에서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이에 제작진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중대 사안이라는 점과 연예인 마약 사건에 대한 시청자들의 정서를 고려해 방송 전까지 로버트 할리씨 관련 내용과 출연장면을 최대한 편집함으로써 시청자분들이 불편함 없이 방송을 보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적은 인원이 출연하는 토크쇼인 데다 로버트 할리가 평소 좌중을 휘어잡는 입담을 자랑했기에 그가 방송에서 많은 분량을 차지했을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추측했다. 이런 이유로 예고된 방송이 전파를 타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8일 저녁 늦게 로버트 할리의 긴급 체포 소식이 알려진 뒤 예고편이 사라져 그런 주장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로버트 할리의 출연 장면을 최대한 배제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다른 출연자들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불법 촬영 및 촬영물 공유 혐의로 구속된 가수 정준영이 출연한 tvN의 짠내투어도 다른 출연진과 제작진의 노고를 존중해 정준영을 최대한 배제하는 방식으로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짠내투어 제작진은 다른 출연진의 분량을 삭제하지 않으려고 다른 출연진의 얼굴을 확대하거나 중간에 선 정준영을 잘라내고 양옆을 다시 잇고 정준영이 있는 위치를 벽과 같은 색으로 칠해 지워버리는 등의 방식으로 정준영을 지우고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