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구업계 1위인 손오공의 창립자로 ‘장난감 대통령’이라 불리는 최신규 전 회장이 횡령·배임 의혹에 휩싸였다.
YTN은 지난 2월 갑질 의혹이 불거진 최 전 회장이 회삿돈으로 가족 행사를 치르고 자녀들에겐 외제 차를 사주는 등의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고 9일 보도했다. 매체는 이런 보도와 함께 최 전 회장이 지난 2011년 손오공의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계열사 자금을 개인 용도로 쓴 문건을 입수해 공개했다.
공개된 문건은 최 전 회장 어머니의 99세를 축하하는 ‘백수연’ 행사 기획안이다. 가족 행사지만 행사 대행업체 계약서엔 최 전 회장이 아닌 회사 이름이 적혀 있다. 트로트 가수 등을 섭외하면서 8700만 원의 예산이 잡혔다. 행사 장소인 서울 63빌딩 대관료까지 합하면 최소 1억 원이 넘는다.
뿐만 아니라 행사엔 직원들도 동원됐다. 어머니 기념일 운영 계획부터 행사 당일 현장보조까지 모두 회사 직원들의 몫이었다. 이에 대해 손오공 계열사 직원은 “직원들에게 선물 준비부터 행사 준비, 손님들 에스코트, 동선관리 등 계획안을 상세히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회삿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건 이뿐만이 아니다. 군대에서 갓 전역한 아들의 외제 차 비용도 법인 돈으로 처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회사 자금계획을 살펴보면 법인 차량 명목으로 벤츠와 아우디 리스료가 매달 230만원과 130만원씩 나간 것으로 기록돼 있다. 회사 직원들은 벤츠는 아들, 아우디는 딸이 몰았다고 증언했다.
직원들은 또 최 전 회장의 딸이 대표이사로 등기상에 올라가 있지만 출근도 하지 않고 있으며 차나 급여를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손오공 관계사 출신 임직원은 업무상 배임 혐의로 최 전 회장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앞서 YTN은 완구 스타트업 ‘밸류앤밸류’의 이모 대표가 손오공이 자신이 개발한 변신로봇완구를 견제하기 위해 방송국과 유통 총판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현재 손오공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동시에 경찰 고발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최 전 회장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다. 문제가 된 변신로봇완구가 자체 개발이 아닌 중국 ‘선보이토이’ 제품으로 손오공의 인기제품 ‘터닝메카드’의 특허침해 제품”이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한편 최 전 회장은 2007년 애니메이션‧완구 제작 업체인 초이락컨텐츠팩토리를 설립한 뒤 2014년 손오공 경영에서 물러났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