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녀 같다” “몸매 글렀다” 수원 한 여고 교사가 한 말

입력 2019-04-09 00:10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담요를 두르고 다니는 여학생에게 ‘여기가 수원역 집창촌이냐’며 말했습니다”
“생리 중인 학생에게는 ‘떡볶이 국물 흘리지 마라’는 식으로 성적 수치심을 주었습니다”
“화장을 한 학생에게 ‘창녀 같다’는 말도 했습니다”
“학교에서 엘레베이터 공사를 할 때 한 반에서 ‘너희 말 안 들으면 공사장 아저씨들한테 보낸다. 아저씨들 여고생 좋아해’라고 말했습니다”
“수업시간마다 특정 학생의 신체를 훑어보며 ‘얼굴은 괜찮은 편인데 몸매는 글렀다’고 얼평, 몸평도 했습니다.”

경기도 수원의 한 여자고등학교의 현직 교사가 학생들에게 했다는 말이다. 이 학교 학생들은 이달 초 트위터에 공론화 계정을 만들어 이 교사의 성희롱 및 막말에 대한 제보를 받는 중이다.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까지 나서 제보가 빗발치고 있다.

국민일보가 8일 입수한 트위터 제보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한문 교사로 알려진 이 교사는 평소 성희롱 발언은 물론 학부모까지 끌어들인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았다고 한다.

“수학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한 학생들에게는 ‘너희 부모님은 50만원도 못 버시냐’는 뉘앙스로 말씀하셔서 많은 학생들이 분노했습니다.”
“수업 도중 교실 밖에서 냉장고, 세탁기를 파는 트럭 아저씨가 ‘물건 판다’며 소리치는 것을 두고 같은 반 친구에게 ‘야 XX아 너네 아빠가 부르신다’라고 하셨습니다. 당시 반 분위기는 싸늘해졌습니다.”
“헌법 골든벨에서 초성 퀴즈로 ‘ㅈㅂ’이 나왔는데, 어떤 친구가 ‘제비’라고 답한 것을 두고 ‘너희 아버지 직업이 제비냐’라며 전교생 앞에서 상처를 주셨습니다.”

성희롱 발언의 경우에도 몸매나 얼굴 평가부터 비하 및 음란 발언까지 전방위로 이뤄졌다.

“제 친구네 반 수업에서는 ‘한자도 굴곡이 있어야 예쁘듯이 여자도 몸매에 굴곡이 있어야 예쁘다’며 성희롱적 발언을 했습니다.”
“학생들이 앉은 모습을 보고 ‘섹시하게 앉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교복을 단정히 입지 못한 학생에게는 ‘누가 보면 남교사가 너한테 뭔 짓 한 줄 알겠다’와 같은 수치스러운 말을 했습니다.”
“저는 지금은 졸업했지만, 당시 선생님께서 저희 반 수업을 들어오셨던 첫날에 화장실을 가겠다는 친구에게 ‘생리하냐’라고 말씀하셨고 수업시간에는 저희에게 19금 영화 얘기를 하며 수위 높은 영화 장면을 말했습니다.”
“입술 주변에 밴드를 붙이고 있던 선배에게는 ‘키스 마크 자국이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뚱뚱한 여학생에게 ‘너는 덩치가 크니까 애 잘 낳겠다’라고 하셨습니다.”
“가방을 앞으로 메고 다니는 애들한테는 ‘너희 임산부 체험하냐’고 말씀하셨습니다.”
“생리통 때문에 아프다는 친구에게는 ‘그게 왜 아프냐, 못 참냐’며 생리 공결을 못 쓰게 했습니다.”
“중국 역사 중에서 삼국지의 ‘유방’ 얘기에 혼자 즐거워하셨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학생들은 제보를 취합한 뒤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 교사를 고발하는 청원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교사가 학생들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일삼고, 입에 담기 힘든 수준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었다.

학생들은 청원글을 통해 “(이씨가) 학생들에게 수치스럽고 수준 낮은 발언들로 상처를 남겼다”며 “이런 언행을 입에 올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이 올바른 선생님 밑에서 올바른 교육을 받으며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호소했다. 해당 청원에 대한 동의는 8일 오후 현재 9600명을 넘어섰다.

현재 관할 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문제가 된 언행이 사실인지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현재 통계를 내는 과정”이라며 “아직 사실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다. 해당 교사와 학생들에 대한 판단을 섣불리 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사든, 학생이든 사실관계에 따라 이에 응당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며, 경중에 따라 처벌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며 “만약 이 같은 일이 모두 사실로 밝혀질 경우 단호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