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관련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가 자신에게 마약 투약을 권유했다고 지목한 연예인 A씨와 관련,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남부경찰청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황씨가 언급한 A씨를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씨가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확인절차가 필요하다. 수사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전반적으로 조사를 벌인 뒤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앞서 황씨는 지난 6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연예인 지인 A씨 권유로 마약을 계속하게 됐다”며 A씨가 자신이 잠든 사이에 마약을 강제로 투약한 적도 있다고 진술했다. 2015년에 필로폰을 투약한 뒤 한동안 마약을 끊었지만 A씨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다시 시작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 진술의 진위가 확인된 것은 아니라며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언론 보도가 다 맞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강제 투입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황씨가 언급한 연예인은 A씨 1명뿐이지만 그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명 연예인과의 친분을 과시해왔던 터라 향후 수사 과정에서 또 다른 연예인이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황씨가 마약을 어떻게 구했고, A씨 이외에 함께 투약한 사람이 더 있는지도 살필 계획이다. 우선 황씨와 2015년 5월 필로폰을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는 일반인 여성 2명을 8일 소환했다.
황씨는 2015년부터 필로폰 등 마약을 투약하고, 지난해 4월 향정신성 의약품인 클로나제팜 성분이 포함된 약품 2종을 복용한 혐의를 받는다.
황씨는 2015년 9월에도 서울 강남 모처에서 지인인 B씨에게 필로폰 0.5g을 건네고 함께 투약한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수사를 받았다. 당시 경찰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황씨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지만, B씨는 재판에까지 넘겨져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봐주기 수사’ 의혹도 불거졌다. 이와 관련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과거 수사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