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이 총리 수첩 공개에 “수첩공주 비판하더니 수첩왕자는 괜찮은가”

입력 2019-04-08 17:00
이낙연 국무총리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상황실에서 열린 '제2차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정운현 총리 비서실장이 공개한 이 총리의 수첩. 뉴시스 및 페이스북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의 수첩이 화제가 된 것과 관련 “전 정권 땐 수첩공주라고 비판하더니 수첩왕자는 괜찮은가? 내로남불 끝이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엄청난 산불이 났고 그게 제대로 초기진화되지 않아 이미 엄청나게 확대됐는데 정부 대응이 잘됐다는 자화자찬식 얘기…, 맹목적 지지층은 몰라도 국민들은 별로 듣고 싶지 않다”며 “어느 방송을 보니 국무총리가 현장에 가서 피해주민들 위로하는 걸 일일이 찍어서 실시간 중계하다시피 하던데, 현장에서 그런 다큐멘터리까지 찍어야 했는지 참으로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뉴시스

이어 “심지어 수첩에 깨알같이 적힌 메모를 두고 대단하다는 식의 보도도 있던데 산불현장에서 수첩이 어찌 되었든 말든 뭔 상관인가”라며 “제발 문재인정부는 자화자찬식 이벤트를 멈추고 피해자 대책과 함께 이런 큰 산불이 왜 일어났고 왜 이렇게까지 피해가 커졌는지 겸허하게 조사해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쇼고 수첩이고 다 필요 없으니 이런 산불이 안 나게 해 달라”며 “불이 나면 다 태우고 와서 쇼하지 말고 조기진화해서 번지지 않게 왜 못하냐는 게 국민들 심정 아니겠나. 도대체 입으로만 ‘안전한 대한민국’… 집권한 지 3년 차가 됐는데도 더하면 더했지, 여전히 달라진 게 없지 않나”고 비판했다.

이 총리가 '산불 대책'을 적은 수첩 내용. 정운현 총리 비서실장 페이스북

앞서 6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강원도 산불 대책 회의에서 이낙연 총리가 수첩을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총리는 수첩을 한 장씩 넘기며 모두 발언을 했고 장관들과 대책을 논의하며 수첩에 무언가를 기록했다. 정운현 총리 비서실장은 같은 날 오후 페이스북에 이 총리의 수첩을 사진으로 찍어 올렸다.

정 비서실장은 “2차 산불 관계장관회의에서 총리의 모두발언 내용을 담은 것인데, 총리실에서 준비한 내용을 총리 본인이 새로 가감, 정리한 것”이라며 “평소 총리는 국무회의나 현안조정회의 등의 모두발언을 여러 차례에 걸쳐 직접 다듬어 자신의 목소리를 담는다”고 소개했다. 그는 “제가 총리께 수첩을 보여달라고 했더니 선뜻 내주셨다”며 “양해를 얻은 것은 아니지만 그 내용을 전부 공개한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이 총리의 수첩에는 강원도 산불 진화 작업 상황과 앞으로의 대책이 적혀있었다. ‘해야 할 일’이라고 적은 페이지에는 ‘잔불 정리, 이재민 돕기, 학생 공부, 복구 지원’등 이후 필요한 조치들이 빼곡히 적혔다. 특히 해당 수첩 하단에 ‘스포츠 동아’ ‘어린이 동아’ ‘동아닷컴’ 이란 글자가 써진 점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총리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기자 시절 쓰던 수첩을 메모용으로 사용해 온 것으로 추측된다.

강문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