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를 대표하는 두 클럽이 유럽 대항전에서 만난다. 토트넘 홋스퍼와 맨체스터 시티는 10일 새벽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스타디움에서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갖는다.
토트넘으로서는 현실적으로 우승 가능성이 남은 마지막 대회다. 전력을 쏟아부을 전망이다. 홈에서 벌일 1차전 결과는 기세 싸움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홈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2차전 상대 안방으로 향하게 되면 부담감은 배가 된다.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잠깐의 숨 고르기에 성공했다. 지난 주말 리그 경기를 쉬었다. 상대 맨시티는 토트넘과 달리 지난 7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강전에서 브라이튼을 상대했다. 일정상 체력적 부분에서 3일밖에 쉬지 못한 맨시티보다 토트넘이 우위에 있다.
그래도 쉽지 않은 상대다. 최근 맨시티와 맞붙었던 5경기에서 1승 1무 3패를 거두는 데 그쳤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의 맨시티와 맞붙은 3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맨시티만 만나면 유독 약해졌다. 맨시티를 상대로 마지막으로 거뒀던 승리는 2016-2017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홈 경기로 무려 3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손흥민이 원톱, 델레 알리와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2선 공격수로 나서며 맨시티를 2대 0으로 꺾었다. 해리 케인은 부상으로 출격하지 못했다. 손흥민의 주력을 앞세워 준비했던 역습이 효과적으로 먹혔다.
토트넘의 약점은 선수층이 얇다는 데 있다. 선수 기용폭이 좁다 보니 전술적 흐름에 변화를 주기도 힘들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들고나올 수가 상대적으로 쉽게 읽힌다. 홈 경기인 만큼 반드시 득점이 터져야 하므로 수비적으로 내려앉는 운영은 하지 않으리라고 보인다. 다행히 베스트 자원들은 부상 없이 모두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다.
유력한 포메이션은 손흥민과 케인을 앞세운 3-5-2다. 중원에는 크리스티안 에릭센-무사 시소코-델레 알리, 측면에는 데니 로즈와 키어런 트리피어가 출전이 유력하다. 스리백 수비는 얀 베르통헌-다빈손 산체스-토비 알데르베이럴트, 골문은 위고 요리스가 지킬 전망이다.
토트넘은 3년 전 맨시티를 꺾었던 전략을 복기할 필요성이 있다. 초반에는 일시적으로나마 중원에서 맞불을 놓으며 흐름을 가져오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크더라도 맨시티를 상대로 공격 대 공격 맞불을 놓는 것은 부담감이 크다. 결국 믿을 것은 손흥민과 케인의 ‘한 방’이다. 손흥민은 지난 4일 2대 0으로 잡았던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에서 모처럼 득점포를 가동하며 발끝 예열을 마쳤다. 장소도 손흥민에게 기분 좋은 기억을 남긴 새 홈구장이다.
올 시즌 토트넘은 손흥민이 골을 넣으면 이기는 공식을 이어가고 있다. 손흥민이 골을 넣은 14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손흥민의 발끝에 유독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