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대책 이후에도 서울 집값은 올랐다… 거래량은 감소

입력 2019-04-08 14:12
국민일보 DB

9·13부동산대책 이후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90% 이상은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강도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아파트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그동안의 발표와는 정반대 결과다.

부동산정보 서비스업체 직방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실거래를 바탕으로 지난해 9·13대책 이전(2018년 1~8월) 대비 이후(2018년 9월~2019년 4월 2일)를 비교·분석해 8일 공개했다.

<자료 : 직방>

이날 공개한 내용을 보면 9·13 이후 전국적으로 가격이 하락한 주택형은 44.2%였다. 9·13대책 이전(40.6%)에 비해 3.6%포인트 증가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가격 하락 주택형은 각각 2.4%포인트(26.8%→29.2%), 2.9%포인트(54.7%→57.6%)씩 늘었다.

직방의 자료를 보면 9·13 대책 이후 가격이 하락한 주택형은 전체적으로 크게 늘어났지만 서울은 예외였다. 같은 기간 서울은 매매 거래된 아파트의 92.7% 정도가 상승했다. 인천과 경기 지역 아파트 주택형도 각각 53.7%, 61.7%씩 상승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매매 거래가 상승을 유지했다는 뜻이다.

지방에서는 광주의 아파트 주택형 상승 비중(78.9%)이 가장 높았지만 부산, 울산, 강원, 충북, 전북 등 대부분 지역은 하락했다.

<자료 : 국토교통부>

서울의 집값은 올랐지만 거래량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직방은 거래 성사를 어렵게 만든 이유로 9·13대책에 따른 대출, 세제, 청약 등 하방압력이 수요 위축을 유발한 데다 매도자의 가격 저항까지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집주인이 원하는 매도가격과 잠재 수요자의 매수 가격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거래절벽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시세를 기준으로 발표하는 아파트 매매거래는 21주 연속 하락했지만 실거래의 90% 이상은 반대로 오르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은 매도자가 매수자의 희망 가격을 수용하지 않아 거래 위축이 더 길어질 수 있지만 과도한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다만 공시가 인상에 따른 보유세 부담이 현실화되는 6월 이후 매매거래 시장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