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가적 재난… 언행 조심하라” 한국당 ‘입단속’

입력 2019-04-08 14:01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왼쪽)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원들에게 “국가재난을 감안해 언행에 주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강원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당원들의 막말이 논란이 되자 입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정부에서 신속하게 (강원 산불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등 적극적으로 피해 지원에 나선 것은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면서 “우리 당도 법적 지원과 예산 지원에 총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당력을 총동원해서 봉사활동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또 하나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불의의 재난으로 힘들어하고 계신 국민들께 불필요한 상처를 안겨드리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며 “국가재난을 감안해서 언행에 주의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강원 산불과 관련 잇따라 막말 논란에 휩싸인 당원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6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촛불정부’인 줄 알았더니 ‘산불정부’”라며 “촛불 좋아하더니 온 나라에 산불, 온 국민은 화병”이라는 게시물을 올려 지탄을 받았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 역시 산불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던 5일 “대형 산불 발생 네 시간 후에야 총력 대응 긴급지시한 문 대통령 ‘북으로 번지면 북과 협의해 진화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빨갱이 맞다. 주어는 있다”는 한 네티즌의 글을 공유했다. 민 대변인은 글을 공유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삭제했다. 그러나 진화 작업 중인 인력과 주민들의 안전을 먼저 걱정하지 않고 문재인정부를 비난하는 데에만 집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 밖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직 경기지사라는 사람은 촛불을 좋아하더니 온 나라에 산불이라고 하고 대변인은 대통령 지시 보고 빨갱이라고 막말까지 하고 있다”며 “한국당은 수틀리면 국회를 멈춰 세우고 아무 일도 못 하게 하는 정쟁만 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역시 같은 날 상무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은 화재 기간 내내 정쟁에만 몰두했다”고 지적했다.

강문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