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인터 밀란 공격수 마우로 이카르디에 대한 팬들의 시선은 차갑다. 전례 없는 물의를 일으켰다가 복귀 후 두 경기를 치르며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마음을 돌리는 데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를 향한 야유는 여전히 쏟아졌다. 0대 0 무승부를 거뒀던 8일 이탈리아 밀라노 주세페 메이차에서 아탈란타 BC와 가진 2018-2019 세리에A 31라운드에서 그랬다.
이카르디의 복귀 후 첫 홈경기였다. 이카르디의 아내 완다 나라는 지난 2월 이탈리아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구단과의 재계약 과정 폭로와 함께 팀 동료들을 비판했다. 이 사건을 발단으로 이카르디는 주장직을 박탈당했고, 팀 동료들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며 구단 전체와 불편한 관계에 놓이게 됐다. 분노는 약 6주간 팀 훈련을 이탈하는 것으로 표출됐다. 그랬던 그가 마음을 고쳐먹고 팀 훈련에 복귀해 지난 4일 세리에A 제노아 원정경기에서 복귀했다.
이카르디가 주세페 메아차로 돌아온 것은 지난 2월 4일 볼로냐전 이후 처음이다. 그때 이후로 다시 서기까지 64일이 걸렸다. 이반 페리시치, 마테오 폴리타노와 함께 4-3-3 포메이션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전했다.
이카르디로 인해 마음고생을 겪었던 홈팬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경기 시작 전부터 이카르디에게 욕설이 쏟아졌고, 그가 볼을 잡으면 야유를 퍼붓는 이들도 있었다. 이카르디는 지난 제노아 원정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으나 이날은 침묵했다. 위협적인 슛을 몇 차례 시도하긴 했으나 상대의 밀착 수비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세리에A 5위에 위치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에 안착하기 위한 아탈란타의 저항이 거셌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지난 3일 제노아전을 앞두고 “이카르디는 SNS를 통해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면서 훈련에 나설 수 있었다. 덕분에 우리 팀에서 그의 자리를 되찾았다”고 밝혔다. “근육보다 중요한 것은 머리다”며 그에게 따끔한 충고를 하기도 했다. 더 이상의 돌발 행동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엄중한 경고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힘겨운 시간을 보낸 후 복귀에 성공했지만 떠나간 여론을 되돌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적설도 여전하다. 인터 밀란이 이카르디의 복귀를 허락해 준 이유가 다가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그를 제값을 팔기 위해서라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