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산림청 특수진화대원이라고 소개한 안모씨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비정규직 진화대원의 열악한 현실을 알렸다.
안씨는 “많은 분들의 염려 덕분에 무사귀환 했습니다”라면서 “소방관의 열악한 처우는 많이 알려졌지만 저희 산림청 계약직 노동자들은 훨씬 더 열악합니다”라고 적었다.
그가 함께 공개한 시커멓게 변한 3M 마스크 한 장이 네티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마스크는 땀과 물, 연기와 먼지 등에 찌들어 있다.
안씨는 “산속에서 밤새 산불을 끄는 건 거의 우리 비정규직 산림청 특수진화대인데 언론에 나오는건 대부분 정규직 소방관”이라면서 “마스크를 써도 불길이 거세지면 연기를 많이 마시고 아찔한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까맣게 불탄 나무들처럼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속도 까맣다”고 호소했다.
산림청 소속 산불재난 특수진화대는 2016년 처음 만들어졌다. 이번 강원도 산불 재난을 신속하게 마무리한 데에는 이들의 공이 컸다고 한다. 산불의 경우 소방차는 진입이 어렵고 헬기는 야간 작업이 어렵기 때문에 특수진화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들의 처우는 열악하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산불진화대는 10개월 단기계약직이다. 일당 10만원을 받는데 식비나 교통비, 퇴직금도 지급되지 않는다고 한다.
안씨의 글은 오른지 이틀만에 ‘좋아요’ 3400여 개, 공유 860여회, 댓글 430여개 등을 얻으며 큰 호응을 얻었다. 네티즌들은 “모르고 있던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이런 현실을 많은 분들이 알게 됐으면 좋겠다”며 응원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