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손녀 황하나씨(31)가 “연예인 지인의 권유로 마약에 손을 댔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가운데, 자신에게 쏠린 시선을 해당 연예인에게 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6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한 황씨는 마약 투약 혐의를 모두 시인하면서 “2015년 처음 필로폰을 투약했고 이후 3년간 투약하지 않다가 지난해 말부터 연예인 지인 A씨의 권유로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자신은 끊고 싶었지만 A씨의 강요가 있었다고도 했다. 이날 재판부는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황씨를 구속했다.
전지현 변호사는 7일 “피의자 대다수는 ‘누가 시켜서 했다’는 진술을 하는데, 책임을 감경시키기 위한 술책”이라는 취지의 의견을 연합뉴스TV를 통해 밝혔다. 그에 따르면 “나는 모르는 일” “누굴 따라서 했다”는 식의 진술은 일종의 책임회피성 발언으로, 자신에게 쏟아지는 세간의 시선을 문제의 ‘연예인 지인’에게 넘기려는 의도일 수 있다.
아울러 “유혹의 계기가 없다면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설계일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진술로 자신에게는 재범 가능성이 없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강조할 수 있다. 전 변호사는 “(황씨의 진술은) 무책임하고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황씨는 앞서 연예인과 함께 촬영한 사진을 SNS에 올린 적 있는데, 마약을 강요한 인물로 오해받을 여지가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