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우승경쟁만큼 치열한 4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4위권 내에 안착하면 차기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받는다. 후원사 확보와 중계권료 등 재정적 문제를 비롯해 선수 영입과도 직결돼있는 만큼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기 위해 4개 팀이 사투를 벌이는 형국이다. 3위 토트넘 홋스퍼(승점 64)와 6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61)의 승점 차는 3점이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한 시즌 농사의 성과가 좌우되는 시점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역시 프리미어리그 못지않다. 우승컵의 향방은 이미 윤곽이 드러났다. 선두에 있는 FC 바르셀로나(승점 73)가 2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승점 62)와 승점을 11점 차로 벌렸다. ‘4위’는 다르다. 무려 7개 팀이 한 자리를 놓고 혈전을 벌이고 있다.
31라운드가 진행 중인 현재 4위에 있는 팀은 3위 레알 마드리드(승점 60)의 뒤를 이은 헤타페(승점 47)다. 헤타페를 추격 중인 팀들의 항전이 거세다. 발렌시아(승점 46) 세비야(승점 46) 데포르티보 알라베스(승점 44) 애슬레틱 빌바오(승점 43)가 4위권 진입을 목표로 두고 싸우고 있다. 나란히 승점 40점을 기록한 레알 소시에다드와 레알 베티스 역시 ‘막판 뒤집기’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탈리아 세리에A도 4위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우승컵의 주인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앞으로 치를 두 경기에서 선두 유벤투스(승점 84)가 승점 4점 이상을 획득하거나 뒤를 잇는 나폴리 SSC(승점 63)가 승점 4점 이하를 기록하면 된다. 그러면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유벤투스는 우승을 차지한다. 유벤투스와 나폴리의 격차는 무려 21점이다. 산술적으로 나폴리의 우승은 가능하다. 유벤투스가 남은 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나폴리가 전승을 거둘 때다.
4위는 5개 팀이 다툼을 벌이고 있다. 명가 재건을 꿈꾸는 AC밀란(승점 52)과 아탈란타(승점 51) AS로마(승점 51) 토리노(승점 49) 라치오(승점 48)가 경쟁하고 있다. 과거 세리에A의 중흥기로 대표됐던 ‘7공주’ 팀들이 아탈란타와 함께 8위권에 안착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우승경쟁보다 치열한 4위권 싸움에서 살아남을 팀이 어디가 될지는 38라운드가 끝난 후 시즌이 완전히 마침표를 찍어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며 마지막에 웃음을 짓는 팀이 어디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송태화 객원기자